김근재 "상속세, 납세자 체감할 수 있는 유산취득세로 전환돼야"

조세일보, '2024년 세제개편방안 토론회' 개최

"법 개정 전 이뤄진 상속분에 대해서도 연부연납 기한연장 적용 필요"

"현행의 가업상속제도, 현대 사회 반영 뒤떨어져 일반적 적용으로 바뀌어야"

"소득세와 증여세의 경계에 있다면, 근로 대가는 소득세로 일원화"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변경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도적으로 현행의 유산세제를 유산취득세제로 조정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의 가업승계제도가 현대 사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제외되는 업종을 명시하고 그 이외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0일 김근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조세일보 주최로 서울 여의도 KFI타워에서 열린 '2024년 세제개편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발표했다.

"유산세제는 유산취득세제로 조정 필요.. 법 개정 전 상속받은 경우는 연부연납 기간연장 적용 안 돼 아쉬워"

상속세제에 대해 김 변호사는 "장기적으로 자본이득세로 변경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중도적으로는 유산세제가 아닌 유산취득세제로 조정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유산취득세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가능해 연대납세의무를 유산세제인 현재처럼 운영한다면 유산취득세제를 취하더라도 납세자가 현재와 큰 차이를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에서 검토 중이라는 구체적인 모습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상속세의 연부연납 기간을 늘리는 미세 조정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자 납세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의 정도가 상당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다만 연부연납 기간연장이 법 개정 후 상속이 이뤄진 분부터 적용토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며 "향후 추가적인 개정이 있다면 기존 연부연납을 하는 상속인들에 대해서도 혜택이 적용될 수 있는 방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업상속제도, 열거주의 아닌 일반적 적용으로 변경해야"

또한 김 변호사는 가업상속제도와 관련해 "특별히 적용할 수 없는 일부 업종을 명시하고, 그 업종이 아니라면 가업상속공제를 선별적 방식이 아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은 열거주의를 채택해 열거돼 있지 않은 업종의 경우 아예 세제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는데, 서비스업이 포함돼 있지 않아 현대사회에서 서비스업이 갖는 중요성이 반영되지 않고, 일본·독일·영국 등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들 역시 이처럼 업종으로 적용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상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는 가업영위기간에 따라 300억원에서 600억원까지 과세특례 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이렇게 증여된 가업주식이 상장되는 경우 그 상장차익 증여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은 상장차익 증여이익에 대해 100억원까지만 과세특례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법령의 연혁에 비춰 봐도 법령상 과세특례 범위가 달라질 이유가 없고 통일적인 규율이 필요하다"고 봤다.

"상장차익 증여제도, 편법승계 아니라면 적용되지 않아야"

아울러 김 변호사는 "상장을 기회로 편법적인 승계를 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상장차익 증여 제도가 편법적 승계와 무관한 경우에도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인센티브로 대주주가 주식을 지급하고 얼마 후 상장이 되는 경우에도 상장차익 증여세를 과세한다는 것. 이 경우 무상 증여가 아닌 근로 대가에 따른 인센티브이고, 우리나라는 소득세 우선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세로만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최근 출산장려금처럼 소득세와 증여세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커짐에 따라,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는 부분은 소득세로 일원화하고, 편법승계 방지를 위한 상증세법상 제도들은 이와 무관한 경우라면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