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 개인정보법 위반 신고

지난해 과징금 맞은 '삼쩜삼' 재작년 80만명 개인정보 판매 논란 '토스' 등

세무사회 "세무플랫폼 업체 민감한 과세자료 법적 근거 없이 무단 수집 중"

구재이 회장 "세무플랫폼 업체 중대한 법률 위반 행위 반드시 바로잡을 것"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세무플랫폼 업체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발견하고 정부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이 개인정보보호법상 수집이 금지된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수집·이용해 국세청 홈택스로부터 민감한 과세자료를 수집했다는 이유에서다.

국세기본법, 국세청 고시 '홈택스 이용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세청 홈택스의 민감한 납세자 과세자료는 납세자 본인 또는 세무대리인만 접근 및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은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수집·보관 행위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현재 국세청과 정부24는 주민번호 13자리 없이 접근이 가능하지만 플랫폼 업체들은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이하 개인정보위) 작년 6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삼쩜삼 운영 사업자 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해 '주민등록번호 단순 전달 후 파기 및 보유 금지'등의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억541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이에 삼쩜삼은 개인정보위 조사 이후 국세청 홈택스 접속방법을 주민번호 7자리(생년월일+1자리)와 간편인증을 통해 접속하도록 변경했다.

세무사회는 삼쩜삼이 이달 이용자에게 환급액을 증액시킨다는 구실로 가족정보를 요청하고 있는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세무사회는 "삼쩜삼은 정부24에 간편인증으로 확인한다고 안내하면서 이용자로부터 주민번호 13자리를 수집하고 이를 이용해 정부24에서 가족들의 주민등록번호도 취득하고 있다"면서 "취득한 주민등록번호는 저장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정부24는 국세청과 동일하게 간편인증 방식으로 주민번호 13자리 수집 없이 접속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번호(13자리)를 수집하는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세무사회는 최근 세무플랫폼 세이브잇을 인수해 세무서비스를 개시한 토스에 대해서도 앞선 이슈를 근거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했다. 세무사회는 "토스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여러 법인 보험 대리점(GA)과 보험 설계사에게 개인정보 82만명분을 팔아 총 292억원을 벌어들였다"면서 "국세청 홈택스는 민감한 과세자료를 납세자 또는 세무대리인만 접근 및 이용이 가능하며 토스의 과거 행적에 비추어 볼 때 개인정보 문제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토스는 약관 등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동의를 받았고, 2020년 이후에는 개인정보 판매업을 함께 시행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얻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플랫폼 핀다는 언론보도를 통해 지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세무환급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엔터프라이즈는 개인사업자, 법인 세금 환급 서비스 '1분 세금을 되찾는 순간','비즈넵 환급' 등 세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해 12월 27일 비즈넵을 운영하는 지엔터프라이즈에 대해 경정청구 부당 환급광고 단속의 일환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정보통신망법 제50조 등 위반 혐의를 인정해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세무사회는 "1분 세무플랫폼 세금을 되찾는 순간은 국세청 홈택스에 접근하기 위해 이용자에게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수집하고 있으며 환급금 증액을 위해 이용자 부양가족의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무사회는 민감한 과세정보 및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수집 등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토스가 개시한 세무서비스 세이브잇의 운영자 택사스소프트(토스 인컴)를 지난 4월 23일 개인정보위원회에 신고하는 한편, 또 다른 세무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핀다와 제휴를 맺고 세무서비스를 운영 중인 지엔터프라이즈의 세무플랫폼(1분 세금을 되찾는 순간) 업체에 대해서도 지난 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재이 회장은 "플랫폼 업체들이 법적 근거 없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불법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 민감한 과세자료를 무분별하게 취득해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한 사업확장에 악용되고 있다"면서 "영세한 사업자들과 국민을 대상으로 개인정보와 개별납세정보를 취득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일부 몰지각한 세무플랫폼의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세청은 상업적인 영리 목적을 가진 세무플랫폼의 홈택스 접근을 즉각 차단해야 하며, 세무플랫폼 업체들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법적·행정적인 문제를 자진 해소하고 유관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며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탈취돼 기업의 사익충족을 위해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신속하고 면밀한 조사와 불법적인 개인정보의 유용 방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