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서 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부동산을 취득하면 일반적인 세율보다 높은 세율로 취득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을 취득해서 자신의 사무실 용도로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높은 세율로 취득세를 내야 할까?
대법원은 "대도시에서 법인을 설립하거나 사무소를 설치한 이후 5년 이내에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그 부동산의 용도를 불문하고 높은 세율로 취득세를 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대도시에 있는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높은 세율로 취득세를 물리는 이유는 대도시 내로의 인구 팽창을 막고 대도시의 인구 분산을 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도시에는 제반 시설과 인적자원이 집중되어 있어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이를 이용하는 효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그 반대급부로 보다 높은 세금을 물릴 필요가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에 직접 사용하지 않는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단지 그 부동산이 대도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세율의 취득세를 물리는 것은 입법 취지와 잘 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부동산을 취득한 후 사무소를 설치한 경우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즉, 대법원은 애당초 사무소를 설치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면 높은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예컨대 분양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가 분양이 여의치 않아 한시적으로 사무소 용도로 사용하였다면 높은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법은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여 ‘부동산을 취득한 후 사무소를 설치한 경우’에는 부동산을 사무소로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취득한 경우에만 높은 세율로 취득세를 부과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순서를 바꾸어 ‘사무소를 설치한 후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 대해서는 이러한 규정 없이 모든 부동산에 대해 높은 세율의 취득세를 부과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러면 대도시에 ‘사무소를 설치한 후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 반대 순서의 경우와 달리 무조건 높은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되는 것일까?
예전 대법원 판례 중에는 대도시 내에 여러 사무소를 둔 회사가 대도시 내의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그 부동산이 어떤 사무소와 관련된 것인지를 따져 높은 세율의 취득세를 부과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본 사례가 있었다. 세법은 사무소 설치 이후 5년 이내에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만 높은 세율의 취득세를 부과하므로, 설치된 지 5년이 지난 사무소와 관련된 부동산은 높은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를 조금 더 확장하면 대도시에 설치된 사무소와 무관한 용도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일반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된다고 볼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대도시에 사무소를 설치한 후 5년 이내에 부동산을 취득하면 용도를 불문하고 취득세가 중과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부동산을 취득한 후 사무소를 설치한 경우’와 달리 ‘사무소를 설치한 후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는 보다 폭넓게 높은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판결의 당부를 떠나 대도시에 사무소를 설치한 사업자들은 그 용도를 불문하고 5년 이후에 부동산을 취득하여야만 높은 세율의 취득세가 부과되는 것을 면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대법원 2015.3.26.선고 2012두1351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