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 중 1.5건, 본래 신용등급보다 기술신용등급 하락
민병두 "실적쌓기식 기술금융…차별화된 중소기업 지원방안 강구해야"
기술신용평가기관(TCB) 평가서가 기술경쟁력이 떨어지고 연관성이 부족한 업종의 기업에 다수 발급돼 오히려 중소기업 대출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TCB평가서 발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술금융 시행 이후 기술보즘기금이 발급한 총 1만289건의 TCB 평가서 중 53%인 5443건은 기술경쟁력이 평범하거나 낮은 기술등급 T5 이하 기업에 발급됐다.
TCB 평가서 발급 기업 중 기술등급별로 보면 기술력이 매우 우수한 T1등급은 3개, 우수한 T2등급은 280개에 불과했다. 양호 등급에 해당하는 T3등급과 T4등급은 각각 1547개와 3006개였다.
기술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할 수 있는 T4등급 이상 기업은 4836개 47%인 것이다.
반면 기술력이 평범한 수준인 기술등급 T5와 T6 이하 기업은 각각 2228개와 2889개였고, 기술력이 미흡한 T7 등급과 T8기 등급은 307개와 29개로 나타났다.
또 기술등급 T5 이하 5453개 기업 중 원래 신용등급보다 하락한 기업이 1429개였고 등급의 변화가 없는 기업은 2604개에 달했다. 등급이 낮아지거나 변화가 없는 기업 4032개 기업은 TCB 평가서가 필요 없거나 오히려 불리해 진 것이다.
민병두 의원은 "기술등급 T5 이하의 다수 기업은 원래 신용등급보다 낮은 기술신용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등급이 낮아진 중소기업은 추후 대출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T5 이하 등급을 받은 기업 중에는 기술경쟁력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특이 업종인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도·소매업과 식품업, 여행사, 광고업, 일반교습학원, 드라마·연극, 인력공급업, 청소용역 등이 있었다.
민병두 의원은 "양적 확장에만 치중한 실적쌓기식 기술금융 정책은 신용도가 낮지만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기술금융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TCB에 적합한 업종과 연관성이 낮은 업종, 기술경쟁력이 낮은 기업을 구분해 각각 특성에 맞고 차별화된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