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납세자로 선발,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받는 와중에 탈세를 저지른 '무늬만 모범납세자'가 지난 5년 동안 105명에 달하며, 국세청이 이들이 탈루한 세금만 3600억원을 추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모범납세자 선정기준에 대한 심도 있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괜히 나온 것이 아닌 셈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사진)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모범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9년~2013년) 모범납세자로서 3년의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받는 와중에 세금을 탈루, 세무조사를 받은 이들은 모두 105명이었으며, 추징액수는 3631억원에 달했다.
매년 국세청은 납세자의 날인 3월3일 납부세액, 성실도 등의 검증절차를 걸쳐 이를 통과한 이들을 모범납세자로 선정하며, 선정된 이들에게는 3년간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적발된 105명은 이러한 세무조사 유예기간을 악용해 오히려 탈세를 저질러 3631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것이다.
지난 2014년에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됐던 배우 송혜교가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받는 와중에 탈세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 모범납세자 제도의 허술함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비록 모범납세자로 선정되어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받게 되더라도 명백한 탈루혐의가 입증되면 우대혜택을 배제하고 세무조사를 받아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되면 (일정규모 이하 사업자에만 해당)세무조사 유예 등 우대혜택을 3년 동안 받게 된다"며 "하지만 모범납세자 선정 이후 구체적인 탈루 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우대혜택을 배제하고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청은 모범납세자로 선정되었더라도 구체적인 탈루혐의가 확인되면 면죄부를 주지 않고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