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세금추징 후 행정소송을 통해 토해낸 금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44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이 패해 돌려준 3577억원을 올해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이미 훌쩍 넘어선 것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올해 상반기(1~6월) 행정소송 패소 건수는 108건이며 패소 규모는 445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패소율은 11.3%다.
지방청별로 살펴보면 서울지방국세청이 3845억원(7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부산지방국세청 224억원(8건), 중부지방국세청 215억원(15건), 대전지방국세청 166억원(8건), 대구지방국세청 5억원(1건) 순으로 집계됐다. 광주지방국세청은 1건 패소했지만 패소금액은 없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패소 금액은 2010년 3128억원(163건, 패소율 12.3%), 2011년 3149억원(159건, 패소율 9.8%)이었다가 2012년 7415억원(179건, 패소율 11.7%)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2013년 애써 과세한 7179억원(208건, 패소율 13.5%)을 소송으로 잃어버린 국세청은 2014년 패소 금액을 3577억원(204건, 패소율 13.4%)으로 줄이며 반전기회를 잡은 듯 했으나 소송전담 조직인 '송무국'을 출범시킨 올해 상반기 다시 패소 금액이 폭증, 잔뜩 체면을 구겼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총 패소 금액이 80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패소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인 만큼,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온 것 처럼 고액의 세액이 걸린 소송에서 특히 취약성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억원 이상 소송 패소율은 2014년 27.3%에서 올해 상반기 42.4%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소송 패소로 인해 발생한 쓸데없는(?) 국고 손실액도 늘었다.
지난 2012년 발생한 패소비용(변호사 수임료, 인지대, 송달료 등 국가부담 비용)은 15억2600만원, 2013년 29억1000만원, 2014년 22억700만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벌써 16억2200만원이 발생, 이 추세대로라면 역대 최대규모의 패소비용을 기록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