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중인 서울·중부국세청장들 = 국세청 국정감사 바로 다음날인 11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는 서울·중부지방국세청의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날도 전날과 같이 신세계 그룹 차명주식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와 자료요청이 쏟아졌다. 또한 이날 국감에서는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 세금탈루 의혹이 제기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11일 열린 서울·중부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홈플러스에 대한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홈플러스는 지난해 8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테스코 본사에 상표권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법인세)은 10원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영업실적 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해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한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최근 홈플러스가 매각됐는데 지난해 홈플러스가 납부한 법인세가 0원이었다. 홈플러스 설명에 따르면 자산가치 하락, 경기침체로 영업실적이 하락해서 세금을 못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어디를 가도 테스코(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기업)라는 상표는 없어 상표 사용료를 지급할 필요는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세청이 의지를 갖고 탈루혐의가 있다면 엄정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근 서울국세청장은 "개별 내용을 세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국내든 외국 기업이든 성실 신고여부를 검토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중부청 유흥업소, 20%만 개소세 신고 대상…왜? = 이날 의원들은 전날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와 대체적으로 비슷한 맥락의 질의를 제시했다. 세수결손, 체납, 세무조사, 탈루, 불복, 민원 등 국세행정 전반에 걸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송무국을 신설하고 부장판사 출신을 국장급으로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소송에서 패소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물었고 김연근 서울국세청장은 "국제거래나 고액소송이 걸려있었다"며 "그런 건을 제외하고의 패소율은 줄고 있다. 패소금액만이 늘은 것"이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은 서울청과 중부청의 체납실적이 저조하다며 특히, 현금회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고 김 서울국세청장은 "세수에 직결되는 문제이니 분발하겠다고"말했다.
아울러 중부국세청의 금품수수 비리가 급격히 늘었다는 박 의원의 지적에 김재웅 중부국세청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룸살롱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가 잘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물으며 "부가세 신고사업자의 22%만이 개소세 신고를 하고 있다. 중부청의 경우는 20%만 개소세 신고 대상이고 부산청보다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중부국세청장이 "개소세 신고 대상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유흥접객원을 두고 있느냐의 차이"라고 답하자 박 의원은 "유흡업소 10개 중 8개가 그 같은 사례라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개소세 축소나 무신고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열린 서울·중부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청계재단 지분비율에 대한 의혹에 관해 김연근 서울청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청계재단'은 봐주고 '다음카카오'는 물어 뜯고? =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사재를 털어 만든 장학재단인 '청계재단' 등 공익재단에 대한 사후관리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공익재단은 5%까지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가 면제되는데 그 이후 증여된 주식이 공익목적에 사용되고 있는지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인재단 운용소득금액의 70% 이상이 1년 이내 직접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으면 미사용금액의 10%를 가산세로 물어야 한다.
김 의원은 이어 "청계재단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세무서 같은 경우에 공익재단을 통해 공시하는 자료와 공익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다스가 공개한 자료가 지분비율이 다르다"며 "담당자들에게 물어보니까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관리되는지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여러 공익재단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서울국세청이 서울청 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 설치한 직장어린이집이 먼 거리에 떨어진 송파세무서에 위치, 직원들의 불편을 야기한다는 주장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또 다음카카오에 대한 잦은 세무조사가 일종의 정치탄압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과 임경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은 이와 관련한 신경전을 벌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 의원은 "다음카카오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7년간 3번 이루어졌다. 이 같은 기업은 50만개 중 17개 밖에 안 되고 확률은 0.06%"라며 "다음카카오에 이렇게 세무조사를 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고 임 국장은 "말씀 드릴 수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결국 홍의원은 "(담당 국장이)전혀 아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질문에 대한 답을 전부 자료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