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학번 대출이자율 5.2%…상환기간 10년도 그대로 적용
한국장학재단 "규정상 일반 학자금대출은 고정금리 적용"
한국장학재단이 시중 은행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받고 있어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대학생 일반학자금대출은 고정금리를 적용해 일부 학생들로부터 5%가 넘는 이자를 받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5%로 떨어진 이후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낮아져 국민은행이 평균 3.88%, 기업은행 4.05%, 농협은행 3.56%, 신한은행 4.00%, 우리은행 3.94%의 금리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해 올해부터 원금을 갚아야 하는 A씨는 "납부해야할 학자금대출 원금을 확인하려고 한국장학재단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했다가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A씨는 2010년 대학을 입학해 2010년 2학기부터 학자금대출을 받았는데 당시 이자율인 5.2%를 지금까지 계속 그대로 적용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자금대출은 고정금리 조건이어서 상환이 완료되는 오는 2025년까지 계속 5.2%로 적용되는 것으로 돼 있었다.
A씨는 한국장학재단으로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한 학자금대출이 시중 이자율의 2배에 가까운 이자를 받는 게 말이 되냐"며 "신용불량 학생 수가 5만명이나 된다는 이야기가 이제 실감이 난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학자금대출의 이자 또는 원금을 장기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청년은 무려 4만명이 넘는다. 그나마 정부의 지원으로 부채탕감이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2만명이 넘는 청년 신용불량자들이 남아 있다. 이들은 취업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중 이자율의 2배 가까운 이자를 학생들에게 받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은 2013년 1399억원, 2014년에는 793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중점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전체 30개 공기관 중 평가등급이 상승한 4개 기관에 포함된 바 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시장 금리를 따라가는 것은 옳으나 100% 반영할 수는 없고, 2010년 당시에는 시중 금리가 높았다"며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일반학자금대출의 경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든든학자금대출은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다"며 "일반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은 동일학기 내에서 소득분위에 따라 든든학자금대출로 전환대출 신청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학생들의 일반학자금대출과 든든학자금대출 이용 비중은 3대 1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점차 든든학자금대출 이용자가 늘어나며 현재는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과거 일반학자금대출을 받았던 3분의 2 규모에 해당하는 졸업생들은 높은 금리의 대출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재학 중이지 않기 때문에 변동금리의 든든학자금대출로 전환할 수 없으며 높은 고정금리를 계속 적용해 갚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