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삼성전자 등 '황제주'의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초고가주에서 나오는 배당수익이 기관·외국인 투자자에게 쏠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상법의 복잡한 액면분할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발표한 '액면분할 필요성·효과 분석'을 통해 지난2월 기준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기업 수는 전년 630개사에서 710개사로 12.7% 늘었고 배당금 총액은 10조8000억원에서 14조1000억원으로 30.6% 증가했다고 밝혔다.
□ 총 배당액의 절반 서민에겐 그림의 떡인 초고가주에서 나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따라 늘어난 배당액 가운데 코스피 배당금 상위 20개사와 초고가주 11개사의 배당금 총액이 전년의 4조2000억원 대비 43.8%(6조원) 증가해 배당금 확대 비중이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금 상위 20개사에는 신한지주, 삼성생명, LG화학, 현대모비스,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이 올랐고, 상반기 초고가주의 평균 주가는 롯데칠성음료 200만원, 롯데제과 186만원, 삼성전자 137만원, 영풍 133만원 등 순이었다. 이들 황제주의 평균 주가는 53만6209원이다.
하지만 이들 초고가주의 배당금이 늘어도 서민이 대다수인 개인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높은 가격 때문이다. 이들 31개 기업의 지난해 배당액 6조원 중 외국인투자자가 30.7%, 기관투자자 22%,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이 11.6%를 차지했고, 개인투자자 비중은 9.5%에 그쳤다. 때문에 배당 수익은 기관·연기금으로 쏠렸다.
이에 배당액의 절대적 비중이 높은 '황제주'의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가계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액면분할 후 개인투자자 진입로 확대+시총↑ 성공사례 늘어
최근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의 변신을 시도한 후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시가총액까지 늘린 성공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 황제주였던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 2월 25일 액면분할을 통해 몸집을 줄여 증시로 돌아온 후 개인투자자의 거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의 액면분할 결정 전 개인투자자 최고 거래량 비중은 21.5%였지만 액면분할 후인 3월 3일에는 42.8%로 급증했다. 300만원이 넘는 비싼 몸값 탓에 기관과 외국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해당 주식이 '국민주'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18일 저액면(500원)으로 상장한 삼성SDS의 상황도 비슷하다. 낮은 주가로 일반개인투자자들의 진입로를 열어 개인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23.9%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12월 18일 상장한 제일모직(현 삼성물산)도 액면가 100원에 상장해 일반개인투자자의 주식보유 비중이 10.5%를 넘나들었다.
미국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1987년, 2000년, 2005년 2:1로 액면분할을 실시했었고, 지난해 6월 9일 4번째 주식분할을 실시했다. 당시 분할 비율은 7:1로 애플의 주식 수는 8억6100만주에서 60억주 이상으로 늘어났고, 애플의 주가는 주식분할 결정 전보다 23% 늘었다. 12일 기준 애플의 주가는 114.21달러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배당 성향이 짙어지고 있는데 실제 배당수익의 절반은 개인투자자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초고가주에서 나오고 있다"며 "미국 애플은 주식분할을 4번 실시했고, 아모레퍼시픽 등도 액면분할을 실시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 상법상 액면분할 절차 복잡… 상법개정으로 간소화 필요
현행 상법에는 상장·비상장기업을 막론하고 주식의 액면가는 정관의 절대적 기재사항이고, 정관변경과 주식분할(액면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규정이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상장기업의 경우 주주총회 평균 개최비용이 1500~2000만원 소요되는데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등 요건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액면분할의 신속한 추진에 장애요소가 된다.
반면 무상증자는 이사회결의, 주식배당은 주주총회 보통결의가 요건이어서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소하다.
김 의원은 "상장법인에 한해 액면분할 결정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아닌 이사회 결의로 추진할 수 있도록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에 특례조항을 신설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