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왼쪽)과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23일 방송기자틀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해 '격론'을 벌였다. (사진 = 중계화면 갈무리)
여야 노동개혁 선봉장, TV토론회 첫 '격론'
이, '노사정 합의' 의한 노동개혁…추, '사내유보금 과세-기업사회적책임' 강조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 드라이브가 거세지는 가운데,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23일 '격돌'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경제정의노동민주화 특별위원장인 추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로 열리는 생방송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최고위원은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살린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추 최고위원은 사내유보금 과세 등 재벌개혁을 담보로 한 노동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노사정 대타협의 핵심 사안인 일반해고와 비정규직 기간 연장, 청년 일자리 늘리기 등에 대해 불꽃 튀는 격론이 이어졌다.
먼저 이 최고위원은 노사정 대타협에 대해 "청년 고용 활성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한 합의"라며 "사회경제적 위기를 선제적으로 극복할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추 최고위원은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기준을 행정지침으로 정하기로 한 점을 지적하며 "합의문 어디에도 재벌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사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근로자를 자를 수 있는 새로운 해고제도를 도입했다"고 비판했다.
□ '일반해고=쉬운해고'…"노사정 충분히 협의"vs"사용자 마음대로 해고" = 일반해고와 관련, 이 최고위원은 '쉬운해고'라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고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서 사용자가 부당하게 해고하는 일이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노사와 충분히 협의해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추 최고위원은 "일반해고는 (사용자) 마음대로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신뢰와 공정성을 담보하는 근무평가 제도가 없어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일은 열심히 하지만 상사 비위를 못 맞추는 사람이나 저같이 애 낳고 업무 복귀한 사람이 일을 능숙하게 못할 경우 등 여러 사유가 있어 업무숙달이 어려우면 느닷없이 해고자가 될 수 있는 게 일반해고 예"라고 반박했다.
또한 비정규직 기간연장과 파견 노동 허용 확대 등 관련 법률 개정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현재 2년의 비정규직 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것과 관련해 이 최고위원은 "취지는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가 2년 후 다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우니 4년으로 늘려 고용을 안정화시키자는 것"이라며 "업무에 숙달되고 신뢰관계가 쌓이면 정규직으로 올라갈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또 55세 이상 분들은 일자리 얻기가 어려우니 업종 제한 없이 파견을 허용해 노동력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 비정규직 기간 연장, "고용안정화"vs"비정규직 공화국" = 추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공화국이 될 것"이라며 "정규직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막연한 기대일 뿐이다. 노사정 합의문에 '대기업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합의가 어디 있나. 기업이 비정규직을 쓸 수 있는데 뭐 하러 4대 보험 부담하며 정규직으로 쓰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또 35세 이상은 애 낳고 키우고 살기 벅찬 나이"라며 "비정규직 평균 월 135만원으로 인생 살라는 게 어떻게 개혁인가"라고 힐난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지난 2002년 단행한 독일의 하르츠개혁을 롤모델로 설명하며 "시급한 것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라며 "독일은 사회안전망에 젖은 실업자들을 구직하도록 했고, 비정규직 시장의 불합리한 부분을 합리화 실업률을 3배 낮췄다"고 강조했다.
□ '노동시장 선진화'vs 사내유보금과세-기업 사회적책임 제고 = 이에 추 최고위원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낮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만 우리나라는 OECD나라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지수가 최하위"라며 "300대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고용도 안하고 간접고용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선진국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조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먼저 여야가 만들어나가자고 하는 게 맞는 개혁이다. 그런 다음에 노동유연화를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 최고위원은 청년 일자리 늘리기 방안과 관련해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 ▲사회적 책임 준비금 제도 ▲청년의무고용할당제 ▲근로시간 단축 등 '재벌개혁'을 주장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청년의무고용할당제의 경우 벨기에 로제타 플랜으로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며 "야당이 법안을 내면 심의야 하겠지만 우리 당으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내유보금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투자할 여건이 되는데 왜 안하겠는가.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결정할 때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게 노동시장"이라며 "얼마나 안정되고 유연한가, 투쟁적이지 않고 상생협력적인가다. 노사정 대타협은 그런 방향에 맞게 합의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