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개혁이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노사정 대타협의 한 축인 한국노총이 전날(23일) 국회 내 노동개혁을 다룰 사회적 기구 설치를 주장한데다, 노동계 한 축인 민주노총이 총파업 집회에 이어 다음 달 민중총궐기 대회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민주노총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내면서도 한국노총에 대해서는 '달래기'에 나섰다.
앞서 민노총은 전날(23일)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내용과 방향에 반대하며 총파업 집회를 열고 다음 달 민중총궐기 대회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은 더 이상 노동자대표가 아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도심에서 벌어진 파업 집회에 대해 국민 시선이 얼마나 따갑고 싸늘한지 민노총만 모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노총도 노사정위의 협상 당사자였음에도 대화와 타협의 협상테이블을 걷어차고 노사정 대타협의 결실을 야합으로 규정하는 건 노조의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라며 "우물 안 개구리식 후진행태는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다"고 거듭 꼬집었다.
특히 그는 민노총 소속 현대중공업 노조가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의 회장 선거 출마를 막기 위해 해외 원정시위를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이건 정말 해도 너무하는 게 아니냐"면서 "국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반애국적 행위"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는 이기주의적 행태 때문에 민노총은 더 이상 노동자대표가 아닌 이익집단, 귀족 강성노조의 사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민노총은 청년들의 좌절 섞인 눈물과 미래세대를 위한 고통분담을 외면하지 말고 상생을 도모하는 노동개혁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노동개혁 방향을 반대하는 야당을 향해 "노동시장 개혁은 초당적으로 해야 한다"며 "하루 빨리 우리 당이 제안한 개혁안보다 더 좋은 대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어려운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는 저항을 따뜻한 포용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노동시장 개혁을 이번 정기국회 내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야당의 대국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전날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김동만 한노총 위원장이 "국감이 끝나는 대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노동 관련 소위를 구성해 공청회, 관련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는 사회적 논의를 진행해줄 것"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노사정 대타협에 대해 현장 일선에서 많은 반발이 있고 지도부가 매우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노총의 국회 환노위 내 노동개혁을 다룰 사회적 기구 설치 주장은 야당의 요구 조건과 맞아 떨어져 새누리당으로선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는 "특히 우리 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5대 개혁 법안의 내용이 노사정 대타협의 내용을 훼손하거나 근로자 이익을 저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발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 당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 특히 서둘러서 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