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해법은 대통령의 당적 정리"라고 해 여야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지난 3월17일 박근혜 대통령(가운데)과 여야 대표 회동 모습. (사진제공 청와대)
◈ 친박-비박 갈등 고조…문재인 "해법은 朴 대통령 탈당"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문제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새누리당 친박-비박 간 갈등이 격해지는 가운데, 청와대까지 전선확대에 나서 논란이 되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박 대통령을 향해 "당적을 정리하고 내년 20대 총선 공천·선거제도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문 대표를 향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맹비판했다.
문 대표는 5일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개입 논란에 대한 입장을 통해 "대통령이 국회 위에 군림하던 유신시대의 대통령으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년 총선공천과 미래권력을 향한 대통령의 욕심 때문에 공천제도와 선거제도 혁신이 왜곡되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하고 국회가 하고 있는 공천제도와 선거제도 논의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당내계파와 여야를 뛰어넘는 초연한 입장에서 행정부 수반으로서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전념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을 야당 대표가 탈당 운운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일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도 없다"며 "현 시점에서 야당의 대표가 왜 대통령의 탈당을 운운하는 것인지 그 숨은 뜻이 궁금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압박한 바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자신의 치욕적인 역사를 새누리당에게 강요하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힐난했다.
새누리당의 격한 반응에 다시 새정치연합은 "야당대표의 고언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새누리당의 협량함이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문 대표의 말씀은 권력 싸움에 빠져 실패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말고, 경제 회생과 민생 살리기에 전념하라는 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위 '유승민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하며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압박했던 것은 바로 친박들이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사석에서 직접 탈당을 언급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며 "국민 모두 그 과정을 지켜봤는데 공천개입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당적을 정리하라는 것이 왜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유승민 파동 당시 친박의 행태는 도대체 무엇이라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 5·16을 '쿠데타'라 부르지 못하는 합참의장 후보자…'논란'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의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입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5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가운데, 과거 석사논문에서 이 후보자가 5ㆍ16을 '군사혁명'이라고 표현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정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음에도 이 후보자가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회의진행 1시간 40분 만에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석사 논문에서 5·16을 군사혁명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평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여기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문 의원은 "합참의장이 되어 군을 통솔할 분인데 그게 어떻게 개인적인 견해인가. 군의 정치개입이 혁명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으면 어떻게 군의 통솔을 맡기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역시 "군에 대한 문민통제에 대해 이해를 잘 하고 계시죠. 대한민국 정부가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갖고 있는 공식 입장을 알고 있느냐"며 "그 공식입장을 본인 입장으로 갖고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이후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서도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합참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는 명확한 소신을 갖고 있다" 등으로 명확한 입장표명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도 "5·16에 대해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공인이 되면 여러 가지 평가 중 우선순위는 국가기관이 내린 평가가 기준이어야 하지 않냐"고 거듭 확답을 요구하자, "유념하겠다"고만 말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입장 표명을 거듭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청문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오후 질의도 있기 때문에 생각할 기회를 주면서 다른 부분을 망라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은 "개인 소견만 말하며 공식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며 "공직자로서 의견을 정리할 때까지 정회를 요청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위원장 직권으로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야당 국방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확한 답변 없이는 청문회를 재개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