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與, 좌파교과서로 규정 '색깔론' vs 野 "국정화가 北 따라하기" 맹비난
여, 담합 의혹제기 공정위 조사 촉구…야 교육부 예비비의결 반발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관련, 여야의 충돌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야당의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라는 비판이 북한의 주장과 같다며 '색깔론'을 펼쳤다. 또한 현행 검·인정 교과서를 '좌파 교과서'로 규정, 교과서 담합채택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조사를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국정교과서 강행이 '북한 따라하기'라고 질타하며 교육부 예비비 44억 의결에 대해 반발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 교육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를 언급한 뒤 "최근 야권이 교과서에 대해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북한 교육위원회는 당시 담화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파쑈 독재와 친미·친일·사대·매국으로 얼룩진 치욕스러운 과거를 미화하고 부활시키려는 전대미문의 역사 쿠데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주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강행에 대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과 같다며 '색깔론' 공세를 편 것이다.
또한 원 원내대표는 교과서 국정화에 반발해 유엔에 긴급 청원을 제출한 참여연대를 비롯한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움직임을 지적하며 "광우병, 천안함,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관한 거짓선동을 위해 하나로 뭉쳤던 세력들이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또다시 연대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짓과 억지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쟁을 조장했던 그때 그 시절의 패턴과 수법이 그대로 동원되고 있다"면서 "아직 단 1페이지도 쓰여 지지 않은 교과서에 온갖 상상력을 동원한 괴담을 덧칠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교과서를 정치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을 겨냥, "야당이 계속 괴담에 편승하다 보면 진정 날카롭게 정부·여당을 비판해야 할 때도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야당이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현행 검·인정 교과서 채택과정의 담합 의혹을 제기,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편향적 생각을 지닌 교사들의 목소리가 교과서 채택에 영향치고 있다"며 "공정위는 출판사가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어떤 담합행위가 있었는지, 불공정 행위를 하지 않았는지 조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 전국역사교사모임과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교수들이 역사교과서 집필거부에 나선 것을 강조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박근혜 대통령에 의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역사쿠데타가 거센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교과서의 국정화, 전국민의 미개화와 극우화, '북한 따라하기'가 국민 양심에 불을 붙였다"며 "여론이 불리해지니 새누리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인) 김용주 친일행위에 대한 문재인 대표 발언을 공격하며 얄팍한 국면전환을 꾀하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새누리당을 향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일본 천황에게 혈서 맹세까지 하면서 괴로 민주국에 가서 복무했던 전력, 그것이 친일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친일인가. 청년들을 제국주의 일본의 총알받이로 전선에 내보내자는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 이력이 친일이 아니면 뭐가 친일이란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역사쿠데타로 파탄 난 민생 정책실패 감추지 말고 역사교과서 문제, 민생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즉각 임해 달라"며 "우리당은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 민생살피고 역사를 살리는 원내투쟁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교육부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국정 교과서 개발에 필요한 예산 44억원을 예비비로 의결한 것과 관련, "교육부가 비밀리에 예비비 의결을 진행했다"고 반발했다.
안 의원은 "국무회의에서 13일 예비비를 의결한 것이 사실이라면 충격이다. 민과 국회, 언론인 모두가 깜빡 속은 것"이라며 "예비비가 국무회의 통과한 다음날인 14일 교육부의 국회 예산 설명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공무원들은 '관련 예산 편성이 없고 예비비를 할지 본예산을 할지 결정된 게 없다'고 했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국감 때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위증한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