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정부 검증 현행 교과서에 "악마의 발톱 감춘 교과서"
이종걸 "역사쿠데타 회군하라…함량미달 교과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격해지면서 상대를 겨냥한 언어 강도도 점입가경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정부가 허용한 현행 검·인정 교과서에 대해 "악마의 발톱을 감춘 교과서"라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현행 검·인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악마의 발톱을 감춘 형태로 만들어져 아주 교묘하게 표현돼 있다"며 "특히 학생들이 보는 자습서와 선생님들의 교사용 지도서는 완전히 좌편향 내용을 담고 있고, 이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렇기에 국정교과서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그동안 학생들 입으로 들어가는 급식문제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머리 속에 들어가는 사고형성 과정의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왔다"며 "일선 학교에서 (역사교과서가) 채택되는 과정이 전부 좌파들의 사슬로 묶여 있고, 이걸 도저히 깰 수 없는 상황"이라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했다.
특히 이날 새누리당 의총에서는 강남 한 고교 교사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동영상을 보충교재로 쓴 것을 두고 국정화를 반대하는 측을 '좌파세력'로 규정, 성토를 쏟아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왜 우리 새누리당과 정부가 제대로 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역사교육을 해야 하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한홍구 교수는 김일성을 민족의 영웅으로 추켜세운 전형적인 종북좌파 교수"라며 "어떻게 이런 사람들의 발언이 여과 없이 교실에서 횡행하는지 여기가 대한민국 교실인지 종북 좌파 이념 세뇌하는 혁명전사 양성소인지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 교수를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른바 '한홍구 동영상'은 한홍구 교수의 지난 해 11월 강연의 한 내용으로 해당 영상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북한 남로당 활동을 하다가 체포됐지만 (박 전 대통령과) 만주에서 함께 지냈던 군·검·경 합동수사본부장 김창룡이 풀어줬다"면서 "저놈(김창룡)이 정말 많은 사람을 죽였다. 근데 죽여도 될 사람을 하나 살려줬다. 박정희가 그때 죽어버렸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죠. 우리 언니(박근혜 대통령)는 태어나기도 전이다. 태어나 보지도 못하는 거였는데 살려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 결의문'을 채택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해 "역사쿠데타"로 규정했고 주요 대학 사학과 교수들이 국정교과서 집필을 거부한 것을 강조, 정부의 국정교과서를 '함량 미달 학자들의 함량 미달 교과서'라고 비난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정권은 학생들의 급식을 망치더니 이제는 자식도 망치려고 한다"며 "대통령은 교과서를 바꿔 국민을 바꾸려하지 말고 자신을 바꿔서 역사쿠데타에서 회군하라"고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교과서를 바꾼다고 친일이 항일 안 되고, 군사독재가 미화되지 않는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은 청와대 밀실에서 '역사쿠데타'를 일으키는데 골몰할 게 아니라 민주주의, 민생 광장으로 돌아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주요대학 역사학과 교수들이 국정교과서 집필거부를 잇따라 선언한 것을 강조하며 "이분들의 양심에 존경을 표한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을 중심으로 대안교과서 집필 운동도 시작됐다. 시민들 반대서명운동도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레 공산주의자 인물 업데이트를 하는 공안 감별사 고영주를 비롯한 극우 인사들의 건강이 염려 된다"며 꼬집으며 "함량 미달 학자들이 '함량 미달 교과서'를 만들어 함량 미달의 지식을 가르치고, 결국 통치가 용이한 함량 미달 국민을 육성한다는 게 박근혜식 국사교육의 본질"이라고 거듭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맹비난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후 서대문 형무소에서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가족과 인혁당 사건 유가족을 만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한 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