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관련해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내면서 정치권이 '신(新)이념논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문재인, 여야 대표-원내대표 '2+2' 공개토론 제안
野 "친일독재 미화…강력투쟁" vs 與 "좌편향 교과서…국정발목잡기"
12일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발표를 예고하면서 정치권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은 '친일독재 미화', 여당은 '좌편향 바로잡기'로 규정, '신(新)이념논쟁'으로 치닫는 양상이어서 여야의 격돌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가 오후 국정교과서를 공표하면 즉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즉각 제출할 뜻을 거듭 밝혔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저지를 위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국정교과서 공개토론을 제안하는가 하면,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국정 발목잡기'라며 맹비난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국정교과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은 현행 역사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주장하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이 주장한 좌편향 사례는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며 "새누리당이 당당하고 자신있다면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공개토론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좌편향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교과서 읽어봤는지 묻고 싶다"며 "현행 역사교과서는 2011년 8월 이명박 정권이 정한 집필기준에 입각해 만들어졌고 2013년 8월 박근혜정부가 최종합격 판정을 내린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게 좌편향이라면 검·인정을 제대로 못한 정부의 직무유기여서 자기모순이고 자가당착"이라며 "만약 기존 교과서에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검·인정을 강화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여당의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은 친일을 근대화라고 미화하는 친일 교과서, 독재를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찬양하는 유신교과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권맞춤형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고시를 강행하면 당은 황우여 교육부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등 강력한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 삶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며 "그런데 정부는 전 세계의 상식에 반하는 것을 우기고 있으니 남부끄럽고 한심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늘 고시에 서명한 이후라도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 문제점 개선 전반에 대한 국정 조사를 촉구한다"면서 "오늘 오후 국정교과서가 공표되면 황우여 부총리(교육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즉각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야당을 겨냥, "야당에서 역사교과서 문제를 예산과 연계하겠다는 발언이 나왔는데, 두 문제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면서 "이런 국정 발목잡기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역사교과서 정상화나 노동개혁 등 4대개혁은 모두 미래세대를 위한 일인 만큼 야당이 두 가지를 연계해서 발목을 잡거나 좌파세력과 연대해 반대한다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방침에 대해 "더 이상 역사교과서가 편향된 특정집단의 전유물이나 이념적 정치공방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민통합의 출발점이 되게 하자는 측면에서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녀들의 미래를 늘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아들딸들이 사용하는 역사교과서를 좀 자세히 들여다보셔야 한다"며 "정말 깜짝 놀랄 것이고, 새롭고 올바른 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등을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하며 "이들은 역사교과서 정상화를 친일독재 미화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족문제연구소에는 정당해산 명령을 받은 옛 통합진보당 인사가 참여하고 있고, 6·25전쟁을 침략전쟁이 아닌 민족통일 전쟁이었다고 주장했던 교수가 있다"면서 "또 역사문제연구소에는 북한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고 쓴 교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현행 검·인정 교과서에 대해 "왜곡되고 편향된 역사교과서"로 규정하며 "국민 분열이 아닌 국민통합을 시키는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