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가운데)과 여야 지도부가 22일 5자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 대통령, 새정치연합 이종걸,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사진제공 청와대)
박 대통령 "올바르고 자랑스런 역사교과서" 강조
문재인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 vs 김무성 "걱정되면 집필진에 참여하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5자 회동이 결국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빈손회동'으로 끝났다.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관련해 거의 토론 수준으로 이야기를 나눴지만 청와대-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커 격앙되는 순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5자 회동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 성격의 문서 역시 마련되지 않았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정화' 필요성을, 야당은 '친일-독재 미화', '헌법정신 파괴'를 내세우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르고 자랑스런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수석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 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뜻을 같이했지만 국정화에 대한 뜻이 달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 앞서 인사말을 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박 대통령을 향해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경제살리기와 민생을 강조하며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왜 대통령께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역사 국정교과서를 친일미화, 독재미화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또 획일적인 역사교육을 반대한다"며 "세계적으로도 정상적으로 발전된 나라에서는 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상식이 반대하고, 유엔도 반대한다. 국회의장도 반대하고, 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거듭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하고 경제와 민생을 돌봐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국정교과서는 헌법 정신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역사 윤리를 실추시키는 것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간과하고, 다양성과 자율성이 생명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무시하고 획일화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공개 회담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 대표 간의 '설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문 대표의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 지적에 대해 발끈한 것.
김 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아직 (교과서) 집필진이 구성도 되지 않았는데 그런 주장하지마라"며 "지금까지 (그런 주장에 대해) 많이 참아왔는데 이제 정말 하지 마라. 옳지 않다"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김영우 수석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대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교과서 사례를 들자, 김 대표는 "교학사는 국정교과서가 아니지 않느냐"며 "걱정이 되면 집필진 구성에 참여해라. 더 이상 옳지 않은 주장 하지마라. 이 문제는 국사편찬위에 맡기자"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