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찬반 투쟁에 앞장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 당 중앙위와 공동 포럼…야 '전국버스투어', 당 지도부 총출동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여야의 양보 없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가 다음 달 5일 확정될 것으로 보여 이 때까지 여야의 공방과 여론전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8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 "야당은 중립적이고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에 시비를 걸지 말고 정치투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금의 역사교과서가 문제없다고 생각하는지 국민 앞에 답변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는 "야당은 우리 아이들을 부정적 패배주의 역사관으로 물들이는 지금 교과서가 정말 좋은 교과서이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명확하게 해 달라"며 "야당이 책임 있는 공당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부실 역사교과서를 그대로 둬선 안 된다. 역사교과서 문제는 학계에 맡기고 국회에서 민생 법안 처리와 예산안 심사에 열과 성을 다해 달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이 장·내외 병행투쟁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산돼야 할 구태 정치의 상징인 길거리 정치와, 시민단체나 해야 할 장외 촛불집회를 새정치연합이 앞장서서 벌이는 한심스럽고 개탄스런 상황"이라며 "야당의 길거리 정치와 장외투쟁은 민생 우선이 아니라 민생 도탄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와 새누리포럼 공동주최로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 올바른 역사교과서 왜 필요한가' 포럼을 개최하며 '여론전' 강화에 나섰다. 당원들에게 국정화 필요성을 설명하고 당원들을 중심으로 지역에 홍보를 강화토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포럼에서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지만 선거에 불리하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당이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문제는 우리가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내년 총선 영향을 걱정하는 당내 목소리를 일축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여론전에 힘을 실었다.
새정치연합의 여론전은 전국을 상대로 다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전날(27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정 교과서 반대 결의대회에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과 의원들이 총출동해 국정교과서 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이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3자 연대'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다.
문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주장 속에는 '자기들만 애국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비(非)애국'이라는 무서운 사고가 깔려있다"며 "자기들만 애국이라는 사고는 바로 '독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우리나라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라고 하는데 이는 무서운 사고다. 대한민국의 90%가 틀렸다고 부정하고 불온시하는 이들의 정체야말로 극단파 아닌가"라고 겨냥했다.
그는 "국정화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학문의 자유를 부정하는 정치권력의 문제이고 획일적 교육의 문제이고, 1970년대 독재시대로 되돌아갈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국정화를 저지하기 위해 야권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며 "새정치연합, 정의당, 그리고 천정배 의원이 함께 국정화 반대 1000만 서명운동, 반대의견 10만건 제출운동을 하고 있다"고 여론전 강화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극찬하며 국정 교과서의 표본으로 삼고자했던 뉴라이트의 역사대안교과서가 우리 역사를 어떻게 왜곡하고 친일독재를 어떻게 미화하고 있는지 국민들께 직접 보여드리기 위해 종로에 역사교과서 체험관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시정연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로 제왕적 불통, 아집과 독선의 모습을 보였다"며 "민생은 외면하고 국정화가 최고 존엄사업임을 못 박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이날부터 국정화 반대 행동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이날부터 국정교과서 반대를 홍보하기 위한 버스투어를 시작, 이날 부천역과 안산중앙역 주변에서 홍보물을 배부하며 서명운동에 나선다. 버스투어는 29일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30일에는 문재인 대표가 다시 진행한다. 버스투어는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지역위원회 서명운동을 확대하고 종로 보신각에 마련한 '한국사교과서 진실과 거짓 체험관'도 다음달 5일 확정고시 전까지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체험관에서는 교문위원들과 역사교수들이 한국사 1일 해설과 길거리 특강도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