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들로 가득한 명동거리' = 중국인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이에 대한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들이 면제점 입찰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관세청은 오는 14일 서울 3곳, 부산 1곳에 대한 면세점 사업자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업들의 전쟁터,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내로라하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필사적인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종 승자는 누가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오는 연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 3곳과 부산 면세점 1곳을 운영할 사업자에 대한 심사를 13~14일 양일간 실시하고 14일 오후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잠실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신세계의 부산 조선호텔면세점(12월15일)이다.
□ 서울 시내면세점, 어디에 위치할까 = 특히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對戰)에는 터줏대감 롯데, SK네트웍스를 비롯해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신세계, 면세점 대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두산이 참전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기존 사업권을 이어 가기 위한 롯데와 호시탐탐 자리를 엿보는 신세계, 두산이 지원했다. SK네트웍스 워커힐면제점 역시 현재 사업자인 SK네트웍스에 신세계, 두산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4파전이다.
롯데, 신세계, 두산, SK네트웍스가 모두 지원, 가장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입지 조건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위치는 물론 매장규모 등 지역 상권에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공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2곳을 사수해야 하는 롯데는 소공점에 비해 입지가 취약한 월드타워점에 대한 규모를 국내 최대인 3만6000㎡으로 넓히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부산점 외에 서울 신규 입성을 노리는 신세계는 회현동 신세계타운의 모든 자원을 활용해 시내면세점 운영에 쏟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중구에 위치한 백화점 본점과 옆건물인 메사빌딩을 활용해 14개층 3만1400㎡ 규모의 시내면세점과 부속시설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와 두산은 동대문을 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동대문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지역 관광 및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점을 지켜내고 동대문을 접수해 서울의 동부 지역을 연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을 추가로 유치할 경우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에 1만6259㎡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대문의 터줏대감 두산은 두산타워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기존의 쇼핑몰은 유지한 채 다른 층을 활용해 1만7000㎡ 규모의 면세점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 '투자와 상생'…면세점 공약전도 치열 = 선정 결과는 '오리무중'이지만 입찰 신청 기업들이 특허권을 따낼 경우를 가정해 내걸은 크고작은 공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심은 투자 규모와 상생 방안이다.
35년간의 면세점 노하우와 면세점 매출 1위를 자랑하는 롯데는 2020년까지 5년동안 1300만명의 외국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9조원의 외화를 벌어들이겠다는 것이 롯데의 계산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6일 100억원 규모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100억원과 주요계열사에서 조성한 200억원을 모아 청년창업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 회장은 향후 5년간 사회공헌 분야에 1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 2배 확장, 중소브랜드 육성 목적의 인큐베이팅관 운명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유통업계 최강자로 불리는 신세계는 중소기업 지원, 지역상권 상생, 관광자원 개발 등에 2700억원들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구에 위치하게 될 면세점에서 2020년까지 10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게 신세계의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5일 "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 찬,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선보여야 한다"며 "해외 기업인들이 신세계 면세점을 방문했을 때 사업적 영감을 얻을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과 동대문에 면세점을 모두 유치하면 2400억원을 '지역 및 중소상생'을 위해 사회 환원하겠다는 '통큰' 약속을 했다. 총 8200억원의 투자비 중 면세점 구축 및 운영자금 5800억원을 제외한 금액을 사회 환원하는 셈이다.
두산은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한 'K-Style'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지역 내 역사 및 먹을거리 탐방프로그램 운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두산그룹은 각각 100억원의 사비로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키며 면세점 사업자 선정권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