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제52회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게 된 한수현(웅지세무대, 만 25세)이라고 합니다. 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나에게도 합격수기를 쓸 날이 올까 했는데 그런 날이 정말로 찾아왔네요.
'합격'이라는 글씨를 보고 1시간 동안 기뻤는데 그 이후로는 그냥 덤덤하네요.다른 합격자들이 '기쁜 건 한 순간이다'라고 한말이 생각납니다. 이 합격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 수험생활이 다른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용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부족하지만 이렇게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시험
저는 처음에 회계사 준비로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시험과 이 공부가 별개라고 생각하고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수석으로 졸업하기는 했으나 누적복습이 덜 된 저는 자신감을 잃고 2014년 회계사 시험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2월 달에 재정학 공부를 시작으로 세무사 시험으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재정학
저는 1차시험 중에서 재정학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는 객관식 문제집을 사서 푸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기본서를 사서 그 기본서에 실려 있는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험에 붙기는 했지만 경험상 객관식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기본강의는 그 수도 많고 문제수도 많기 때문에 막판에 정리가 안 되서 불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법
처음에 공부할 때 정말 머리 아픈 과목이었습니다. 용어도 생소하고 휘발성도 엄청나고, 양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외웠습니다. 몰라도, 까먹어도 외웠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다시 볼 때 왜 그런건지 깨닫게 되더군요.
시험 한 달 전에는 기타세법을 정리하고, 합병·연결 다 빼먹지 않고 했습니다. 하나 둘씩 스킵하며 공부하면 언젠간 고통이 배로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했기에 나중에는 효자 과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법
이상수 교수님의 회사법전을 사서 법조문과 그에 실린 문제를 빠짐없이 외웠습니다. 1월부터 외우기 시작해서 시험 볼 때까지 10회독은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는 반복적으로 나오는 문제에 엑스 표시를 해 보지 않았습니다.
객관식은 한 번도 풀지 않았는데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고 풀 필요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객관식 문제의 지문들이 다 법전에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법은 이 한권으로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회계학
①재무회계
제일 자신 있었던 과목이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답이 맞았을 때의 쾌감은 대단했습니다.
저는 김원종 교수님의 객관식 수업을 듣고 이론을 임팩트 있게 정리하고, 김재호 교수님의 재무회계 핵심 총정리라는 얇은 책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정말 얇은 책인데 핵심적인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마지막에 시간 없을 때 이것만 봐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②원가관리회계
솔직히 이 과목은 잘 못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머리를 제일 많이 써야 했던 과목이라 하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니 효자 노릇을 하더라구요. 회계학이 어려워지더라도 원가관리회계는 그 틀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어렵게 변질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원가관리회계에서 점수를 많이 따야 회계학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보기 전 마지막에 나무학원의 모의고사를 봤는데 19등을 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간 상태로 시험을 봤습니다.
이 때 제가 느낀 건 실제 시험은 모의고사와 많이 다르므로(긴장의 수준이 다름) 모의고사를 잘 보더라도 너무 자만하지 말고 시험 볼 때까지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당연히 붙겠지 하고 긴장하지 않고 공부하다가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2. 2차시험
①동차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1차 합격직후 공부를 전혀 안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낙방했습니다. 그래도 시험분위기를 느껴보고자 시험장에 가서 끝날 때까지 앉아 있었습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없듯 그 날의 기억이 후에 유예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②유예
동차의 낙방이 당연했기 때문에 10월 초부터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11월 말에 시작하는 세법학 유예1기를 듣기위해 회계학1·2 동차강의를 인강으로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는 것이라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었지만 계속 하다보니 몸이 기억하고 있었는지 금방 적응이 되었습니다.
세법학은 인강으로 하면 도중에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에 실강을 다녔습니다. 유예기간에 저는 동차를 포기했기 때문에 남들 보다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남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회계학1
이 과목은 합격의 키인 것 같습니다. 합격하기 위해서는 회계학1의 고득점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른 합격수기를 통해서 봤기에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여러 책을 보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기동 교수님의 재무회계연습서와 임세진 교수님의 원가관리회계연습서를 사서 시험 볼 때까지 9회독을 했습니다. 이것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 저는 그중 필수 문제만 꾸준히 풀었습니다. 그대신 고급회계의 기본적인 것은 다보고 들어갔습니다.
회계학2
정우승 교수님의 세무회계연습서를 풀었는데 필수 문제만 해도 책 한권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부가가치세만 전수로 풀고 법인세·소득세는 필수문제만 풀었습니다.
부가가치세에서 점수를 따야 면과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공부했는데 이번 시험에 신유형이 출제되는 바람에 힘들었습니다. 시험을 보면서 문제를 많이 풀어야겠다 하고 느낀것이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시간이 얼마 정도 걸리겠다는 감이 와서 이 문제를 풀면 가망이 없겠다는 느낌도 옵니다. 그 정도로 많은 연습이 필요한 과목이라 생각됩니다.
세무회계는 8회독을 했는데 회독을 많이하면 할수록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요즘처럼 세무회계가 어렵게 나오는 추세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입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법학1·2
그 방대한 양과 생소한 용어들로 암기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정정운 교수님 기본서를 기본으로 해 스터디가이드로 목차와 내용을 암기했습니다. 정말 전부 외웠습니다. 스터디가이드에 부족한 부분은 모의고사를 통해 보충했습니다.
1부는 상증세, 2부는 개별소비세에서 점수를 잘 따야 하는데 올해처럼 개별소비세에서 생소한 사례형 문제가 나온다면 점수를 얻을 곳이 줄어들게 되므로 평소에 공부를 할 때 전체적으로 모든 세목을 골고루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특법은 강의를 들으며 하루에 조문 10개씩 꾸준히 외웠습니다. 조특법을 포기하시는 분이 있는데 작년과 올해처럼 시험문제가 출제된다면 평락으로 1년 더 공부해야하는 불운을 겪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수님들이 가르쳐주신 것이 반드시 나오니 꼭 공부하시고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터디가이드를 9회독 했는데 나중에는 옆 사람이 주제 하나만 던져도 그에 대한 내용을 전부 말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시험결과를 보고 느낀 것이 결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수험생들이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어를 다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 또한 결어를 다 맞추지 못했지만 그 문제에 적합한 많은 법령을 써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예3기를 다니면서 꾸준히 상위권 등수 안에 들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막판 3개월은 5시간이하를 자며 공부했습니다. 평생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모의고사 때 나오던 점수가 시험점수로 이어져 합격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학습방법
저는 모든 과목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쓰면서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에 그 주제에 대한 목차를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자' 같은 것을 이용해 내용을 가린 후 그 내용을 소리내어 읽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가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절약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틀린 문제를 또 틀리고, 맞던 문제를 틀리고 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공부했지만 지금보면 다음에 맞추면 되지, 시험장에 가서 맞추면 되지 하면서 넘어갔으면 스트레스없이 공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마치며
제가 이 시험의 경쟁률을 보면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이 시험의 경쟁률은 오직 1:1! '자신이 붙나, 떨어지나'의 싸움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은 수험기간 동안 저의 버팀목이었습니다.
본인만 열심히 하면 붙을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붙었는데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도 열심히 하면 반드시 합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이 공부를 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부모님·동생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수험기간 동안 도와줬던 종규·동범이형·요섭이·재석이·현빈이·귀병이·정일이형·대한이형·준영이형·석촌패밀리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