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신명 경찰청장, 與회의 이례적 참석…'불법폭력행위' 엄단 거듭 강조
여야는 17일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 과잉진압과 시위자들의 폭력행위를 놓고 거듭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새누리당은 '불법폭력행위'로 규정하고 강신명 경찰청장을 불러 '불법폭력행위의 엄단을 위한 후속조치'를 강하게 당부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여정부 당시 폭력 집회 엄단을 강조한 내용을 언급하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겨냥했다.
이는 문 대표 등 야당 지도부들이 경찰의 과잉진압을 연일 비판하고 경찰의 물대포 직사로 사흘 째 의식불명에 있는 70세 고령의 백남기씨 병문안을 간 것을 비판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인 2003년 '경찰 폴리스라인을 힘으로 무너뜨린 건 잘못'이라는 발언을 지적하며 "과거 집권 당시 이렇게 말씀했던 분이 지금은 180도 태도를 바꿔 복면 쓰고 쇠파이프를 휘두른 폭력 집회를 두둔하는 데 여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명사의 선진국일수록 폭력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도 없고, 용납되지 않고 있다"며 "폭력시위 근절은 정파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볼 사안이 절대 아니다. 안전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룰이며,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시급한 민생 현안을 제쳐두고 이런 사안으로 공세를 취하는 것은 폭력시위를 덮으려는 정치적 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야당은 불필요한 쇼를 그만두고 민생 해결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주말 서울 심장을 무법천지로 만든 불법집회에 대한 경찰대응을 과잉진압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특히,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정말 기가 막힌 일"이라고 지적했다.
황 사무총장 역시 문 대표가 과거 민정수석 시절 한 발언을 언급하며 "공권력을 수호하겠다는 그 결기는 자신이 여당일 때만 유효하고 여당이 아닌 야당이 되면 유효하지 않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겨냥했다.
이날 여당 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한 강신명 경찰청장은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은 물론 배후 단체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사법조치를 할 것"이라며 "집회시위에 참여한 사람, 배후단체에 대한 압수수색 등으로 수사에 착수하고 현장 검거 53명 중 8명에 대해 금일 중 영장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野, 이완영 '미국경찰' 발언에 "망언" 성토…경찰예산 삭감 주장
한편 새정치연합은 정부의 과잉진압을 비난했다.
특히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전날(15일) '미국에서는 경찰이 시민을 쏴서 죽어도 80~90%는 정당하다고 나온다'고 한 발언에 대해 성토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의 물대포로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에 놓여있는 백남기씨를 병문안한 것을 소개하며 "마음 편히 농사만 짓게 해달라는 꿈을 박근혜 정권이 살수 트럭으로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6.10민주항쟁 때도, 그리고 4.19 혁명 때도, 3.1운동 때도, 을사늑약의 때도 의로운 저항을 하는 이들에게 그들은 폭도라고 했다"며 "이완용도 을사늑약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지적하면서 폭도라고 했다. 그리고 이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정당한 항의를 하는 시민들에 대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폭도라고 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며 "'미국에서는 경찰이 시민을 죽여도 정당하다'는 망언도 서슴치 않았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보령, 성주, 칠곡의 경찰부터 농민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경운기를 부수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보라고 권고해보시기 바란다"고 힐난했다.
이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국가는 국가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자격조차 없다"고 거듭 정부를 비판했다.
국회 부의장인 이석현 의원 역시 이완영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새누리당은 미국에서는 폴리스 라인을 넘으면 쏴 죽여도 된다는 참담한 발언까지 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국민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하고 납득할만한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과잉진압의 핵심인 살수차를 포함한 경찰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했다.
안 의원은 "경찰청에선 내년 살수차 3대를 추가 구입하겠다고 예산안을 내놓았다"며 "살수가 방어용이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전액 삭감하겠다. 공격용 살수차 한 대도 허용 못하고 구입 예산은 단 한 푼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청 예산을 보면 감액해야 할 4가지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며 "바리케이트 구입 등 불필요한 내역으로 편성된 경비경찰 9억원, 체증장비 구매를 위한 치안정보활동 18억원도 감액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기동력 강화 사업도 113억원 가량인데 기동대 버스가 본래 목적과 달리 차벽으로 오용되고 있으므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