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의 역외 투자가 증가하고 거래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과세당국이 세원관리를 위한 정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수집하고 있는 신고서에는 다국적기업과 국외 특수관계자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각국은 다국적기업의 국가별 활동 내역, 사업 수행 범위 등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개별 과세당국이 파악할 수 있도록 공유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G2O 정상회의에서 'BEPS 프로젝트 조치사항'이 승인된 가운데, 각국은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각국은 조세조약 남용방지, 유해조세 경쟁 차단, 국가별 보고서 도입·교환, 분쟁해결 절차(상호합의) 개선 등 4개 과제를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애플, 구글 등 다국적기업이 아일랜드에 두 개의 법인을 세워 여러 국가에서 얻은 수익을 로열티, 건설티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익을 집중시킨 후 해당 법인의 근거지를 조세회피처에 만들어 세금을 최소화시켜왔다.
미국, 네덜란드, 아일랜드, 버뮤다 등 각 조세관할권별로 수행되는 사업과 이전되는 소득에 대한 정보 확보가 불가능해 공격적 조세회피 사례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
이에 각국은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전략에 대한 과세당국의 정보수집능력 강화하겠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우선 다국적기업의 최종 모회사가 최종 모회사의 과세관할권에 국가별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때 조세관할권별 소득·세금, 사업활동의 배분내역 및 거주법인 목록 등의 내용을 보고서에 실어야 한다.
이후 각국은 제출받은 정보에 대해 다자간 행정협정에 따른 국가간 정보 교환 또는 양자간 조세조약이나 정보교환 협정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문서화 제출의무를 규정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현재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23개국이 다자간 행정협정을 통한 정보교환방식에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미국 역시 양자 조약을 통한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다자간 협정도 신중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본사 소재국이 국내입법을 미완료했거나 협정에 미가입한 경우에는, 국내입법을 완료해 교환을 원하는 국가에 소재한 다국적기업의 계열사 중 하나가 국가별보고서를 제출해 교환하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각국은 신규 조세조약 규정 도입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조세조약상 상호합의절차(MAP) 규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MAP 요청을 양 체약국 어디에도 제출 가능하도록 조약에 명시하거나, MAP에 따른 양국간 합의 결과는 국내법상 부과제척기간에 불구하고 이행할 것을 조약상 명시하도록 했다.
기재부는 국가별보고서 도입에 대해 "내년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며 "3단계 문서화 제출의무 도입 완료 시, 다국적기업의 국제적 소득분배, 경제활동, 납세현황 등을 국가 간에 공유함에 따라 조세회피 목적의 소득이전 등의 파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고 조세조약에 따른 분쟁 해결 방안과 관련해서는 "상호합의 사안들의 시의적절한 해결 및 적격 납세자의 상호합의절차 접근성 확보가 가능해 질 것"이라면서 "강제적 중재 제도의 경우, 향후 국제적 동향, 추후 개발될 강제적 중재 절차 관련 세부 내용 등을 감안해 우리나라 조세조약상 채택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