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안 방안' 마련
고가수리비 자동차 할증요율 신설…단계별 초과비율 차등 부과
최근 수입차 등 고가차량이 급증하면서 고가차량의 과도한 수리비 및 렌트비 등이 전체 보험료 인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고가차량 보험에 대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고가차량 경미사고 수리기준 마련 및 규범화 추진 등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 마련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일반차량이 고가차량과 고통사고가 났을 경우 저가차량의 차주가 과실이 적어도 결과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성이 있는 데다 고가차량의 과도한 수리비와 렌트비 등이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로 인해 2억원 이상 고액 대물배상 가입자 비중이 2010년 18%에서 지난해 56%로 급증했다. 또 자동차보험 물적 손해 증가로 보험사 영업적자가 2011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금융위는 우선 경미한 사고 수리기준 규범화를 통한 수리비 절감을 도모하기로 했다.
현재는 단순 수리가 가능한 경미한 범퍼 손상에도 새 범퍼 교체를 요구하는 등 같은 유형의 사고에도 수리비 격차가 크게 발생하면서 보험금 누수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경미한 사고 발생 시 범퍼 등 부품교환·수리 관련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규범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교체빈도가 가장 높은 범퍼 수리기준을 마련하고 차후 다른 외장부품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미사고 수리기준'이 자동차 수리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비업체 등에 행정지도하고 이를 내년 상반기에 표준약관에 반영할 계획이다.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는 고가차량 렌트비 지급기준도 개선된다. 현행 표준약관 지급기준에서 제시된 '동종의 차량'은 피해차량과 배기량, 제조사, 차량모델이 동일한 차량으로 해석되면서 동종의 렌트카를 빌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보험사에 청구돼 왔다.
구형 차량이나 차량가액과 관계업이 동종의 신차를 대여받는 경우가 발생해 과도한 렌트비가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불합리성을 바로잡기 위해 '동종의 차량'을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의미하는 '동급의 차량' 최저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아울러 렌트차량 제공기간 역시 정비업자에게 차량을 인도해 수리가 완료되는 시점, 즉 통상의 수리기간을 렌트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허위견적서를 발급받아 미수선수리비를 과다 청구하거나 미수선수리비 수령 후에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추후 이중 청구하는 등의 보험금 누수를 예방하기 위해 미수선수리비 지급 관행도 개선한다.
금융위는 자차손해에 대한 미수선수리비 지급제도를 폐지하고, 미수선수리비 이중청구 방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운전자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고가수리비 특별요율도 신설된다.
현행 보험요율 체계에서는 고가차량과 사고가 발생하면 고가차량이 야기하는 수리비가 저가차량에 전가돼 과실비율이 낮은데도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금융위는 자기차량 손해담보에 '고가수리비 할증요율'을 신설하고 차종별 수리비가 평균 수리비의 120%가 넘을 경우 단계별 초과비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도한 렌트비 지급방식을 개선해 고비용 구조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특히 고가차량을 이용한 각종 보험사기를 근절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가차량이 야기하는 고비용의 보험금 누수가 감소해 일반차량 운전자의 자동차보험료 부담 완화와 가입자간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