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의 세원잠식 방지를 위한 이른바 '구글세'를 도입하기 위한 마련된 법적 근거를 놓고 실효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경영정보와 이전가격(국외 특수관계사와 원재료, 제품 및 용역 등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 관련 거래현황이 담긴 '국제거래정보 통합보고서'의 제출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 수준이 미미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에 대해 손질 없이 국회가 동의하면서 향후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다국적기업에 경영정보 및 이전가격 관련 거래현황이 담긴 국제거래정보 통합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국조법 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
현행 납세의무자는 국제거래에 관한 정보를 기재한 국제거래명세서를 과세당국에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집하고 있는 신고서에는 다국적기업과 국외 특수관계자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에 과세당국이 세원관리를 위한 정보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 거래를 하는 다국적기업에도 국제거래명세서와 함께 국제거래정보 통합보고서를 추가 제출하도록 했다. 통합보고서에는 다국적 기업의 전체 법적 소유구조, 자회사·사무소의 지리적 위치, 현지법인의 사업 및 사업전략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의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이 법을 놓고 다국적 기업의 국제적 조세회피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데 여야가 의견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에서도 구글세 도입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핵심은 이 법이 얼마나 다국적 기업에 영향을 미칠 지다. 일각에서는 통합보고서 제출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수준이 미흡해 제도의 실효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정안은 통합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법인에 대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보고서 제출의무가 부과되는 법인이 사실상 다국적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1000만원의 과태료로는 제도의 실효성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또한 통합보고서에 기재하는 사항은 시시비비를 일일이 가려야 할지 모른다.
개정안은 보고서에 기재해야 하는 사항을 '사업특성 및 거래정보의 범위를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특성 및 거래정보의 범위'는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개별 기업의 특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특성이 상이한 기업에 대해 각각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요구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는 소리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이와 관련해 "국제거래정보 통합보고서에 기재하는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