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를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온 대테러방지법을 놓고 연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파리 연쇄테러를 일으킨 IS(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집회참여자들의 폭력시위를 비교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지난 주말 열린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야당의 사과 요구가 시민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준 불법시위대로 향하지 않고 공정한 법집행을 한 정부로 향하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불법폭력시위를 두둔하고 조장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온 국민이 불법폭력시위를 규탄하는데, 야당과 문재인 대표는 '정부가 살인진압에 대해 사과해야 된다'고 하면서 정부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민심과 정반대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겨냥했다.
또 야당이 경찰의 과잉진압을 문제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경찰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말 심히 우려스럽다"며 "경찰의 치안안전 예산을 깎으면 우리 시민의 안전은 어떻게 지키고 우리 아들인 의경의 생명과 안전은 어떻게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너무나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김 대표는 "복면 뒤에 숨은 IS(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척결에 나선 것처럼 우리도 복면 뒤에 숨은 불법폭력시위대 척결에 나서서 무법천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며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들자고 선동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세상을 뒤엎자', '나라를 마비시키자'며 반국가적 행태를 보이고도 지금 와서 고통 받는 중생을 운운하며 종교계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몰염치, 가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불법시위대는 익명성을 보장받는 복면 뒤에 숨어 폭력을 휘두르면서 약자 보호 등 민주적 가치를 얘기할 자격이 없다"며 "18대 국회 당시 '복면 금지법안'이 제출됐을 때 인권침해 의견이 있었는데, 이번 불법폭력시위대를 보면 이런 법안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본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들도 국가안전 등을 위해 복면금지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내에서 사상처음으로 국제테러 조직인 이슬람 테러단체 '알 누스라 전선'을 추종해온 인도네시아 출신 불법체류자가 검거된 것을 언급, "2014년부터 UN은 한국에 테러입법을 권고했고 31개국이 테러방지법 도입해 테러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나서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라며 테러방지법 처리를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날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테러방지법에 대해 '국정원 뜻대로 법'이라 규정하고 자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대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은 국정원 멋대로 법이자 국정원 뜻대로 법"이라며 "음지에서 빈둥거리면서 양지에서 바쁜 척하는 국정원에 부적절한 일감 몰아주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당 내 '안전과 인권보장 위한 대테러대책 TF'를 설치할 뜻을 밝혔다. 이는 테러방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국정원이 아닌 청와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자체안을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이날 "대테러 정부 기능과 관련해 국회의 정보위, 국방위, 미방위, 법사위, 국토위 등 관련 상임위가 참석하고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T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우리는 국정원의 신뢰부족에 대해 염려 한다"며 "대테러 대책을 빌미로 인권침해 하는, 국정원 권한 강화와 집중으로 이어지는 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국정원의 권력강화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권한 집중보다는 각 정부 조직이 주어진 역할 충실하면서 어떻게 기능적으로 조화할 수 있는지, 헌법에 근거를 가진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어떤 방식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지 집중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도 대테러 조직 기능 살피고 새롭게 재구성 할 필요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법이 없었기에 마치 역할이나 기능도 없었다고, 대테러대응책이 전혀 없었다고 하는 것은 행정부 무능을 자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