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 위원들 모습
野 조세소위, 내주 상증세법 '재검토' 하기로
부모와 10년 넘게 함께 사는 자녀에게 상속세 혜택을 주는 일명 '효도법'이 '부자감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통과 시 혜택이 고가주택이 몰려있는 ‘강남3구’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과 함께 적용할 경우, 최대 15억 주택에도 상속세가 면제되어 실제 혜택을 받을 확률이 강남3구에 최대 3배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상속세를 면제해, 가족 해체와 효(孝)사상 약화로 인해 줄어든 자식들의 부모 봉양을 늘리자는 취지의 법안이었지만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부자감세'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효도법'을 다음 주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재검토해 법안을 일부 수정할 뜻을 밝혔다.
앞서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는 지난 17일 부모를 10년 이상 모시고 산 무주택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줄 경우 5억원까지 상속세를 아예 물리지 않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상증세법)인 효도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단독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전체주택 금액구간별 분포현황'에 따르면 '효도법'의 수혜를 입는 주택은 수도권, 특히 강남 3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감세'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현행법에 일괄공제와 배우자 공제가 각각 5억원씩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 사망할 때 배우자와 자식이 공동 상속을 할 경우, '효도법'을 함께 적용하면 최대 15억의 주택도 세금 한 푼 없이 물려받게 된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택에서 5억 이상 10억 미만 주택은 36만5527호로 이중 73.9%인 27만237호가 서울에 집중됐다. 경기(5만5380호), 인천(3634호) 등으로 확대하면 5억 이상 10억 미만 주택의 90%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서울에 6억 초과 12억 이하의 고가주택은 2만 5201호로 이중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에 43%인 1만849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2억초과 20억 이하 주택까지 합치면 상속세 혜택을 받을 6억 초과 20억 이하 전체 주택(2만9149호)의 53%이상(1만5453호)이 강남3구에 밀집된다.
새정치연합은 5억원 이상 주택 수까지 단순 계산하면 강남3구에 최대 3배까지 상속세 공제혜택이 집중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처음에 법안이 가족 해체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부모 봉양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서 현행법의 '일괄-배우자' 공제 부분을 체크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당 내부와 언론에서도 수혜 폭이 너무 커진다는 지적이 있어 제대로 자료 조사를 해봤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검토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검토 방향에 대해 "현행 일괄공제를 없애는 방향은 아니고 상속세 공제를 받는 주택가격을 제한하거나 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공제율(100%)이나 공제기준(5억이하)주택가격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조세소위에 올라온 법안을 1차로 논의하고 있으니 다음 주 조세소위에서 재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재위 관계자는 "상증세법이 무주택자 자녀이고 부모도 집 한 채만 가지고 있어야하는 등 조건이 있지만 주택가격 최대 15억까지 혜택을 줄 수 있는 법이 되면 사실상 '부자들을 위한 감세'가 돼버린다"며 "한 꺼풀 벗겨보면 진정 효(孝)를 위한 법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조세소위 위원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 역시 "우리는 처음부터 이 법이 오히려 있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한 법이라고 봐서 반대해왔다"며 "새정치연합이 재검토를 하면 잘 된 방향이라고 보고 함께 최대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