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단체 그린피스 한국지부가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IT기업의 데이터 센터 운영과 관련된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린피스는 법의 통과가 국내 데이터 센터의 선진화 및 IT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법률 개정이 좀 더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12월에 발표 예정인 시행령(안)에 구체적 실천 의지가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유수의 국제 IT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으며 국내 IT기업들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공감하고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아시아 기업 최초로 데이터 센터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카카오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도입,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가산점을 주어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현황은 기업 자체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실질적인 사용 확대를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IT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신규 건설하거나 운영하는 과정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전력 구매자로서 전력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 대부분은 한국전력공사가 공급하고 재생가능에너지로부터 공급되는 전력량은 2% 미만으로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에는 IT기업들이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이나 직접구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돼 기업이 좀 더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 및 싱가포르 등이 유연한 에너지 정책을 통해 주요 IT기업 유치에 성공하고 있음을 볼 때 이러한 방향으로의 정책변화가 유수한 국제 IT기업의 국내 투자를 용이하게 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애플은 중국 내 협력사들이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태양광 에너지로 충당하기 위한 대규모 친환경 사업계획을 발표했으며 싱가포르의 모든 사업을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운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린피스는 “이러한 국제 기류를 감안할 때 이번 법률 개정의 효과는 단순히 국내 데이터 센터 육성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발등에 떨어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 흐름을 놓치지 않는 정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