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부실감사 회계법인 대표에 직무정지 중징계

앞으로 기업 분식회계나 부실감사가 발생하면 담당 외부감사인 뿐만 아니라 회계법인 대표이사와 회사의 감사까지 직무정지와 해임권고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규모 분식회계와 부실감사 의혹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데다 국가 신인도도 훼손되고 있어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는 회계법인 대표와 회사 감사 등도 직무정지와 해임권고 등 엄중 제재를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그 동안 분식회계와 부실감사에 대해 업무담당자만 제재하면서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끊임없이 반복돼왔다.

전문가들은 업무담당자에게만 책임을 물을 경우 회계법인 대표이사는 감사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하고 회사 내 감사는 형식적인 회계감사로 내부감사기구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행위자 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회계법인 대표이사와 회사의 감사(감사위원) 등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회계법인 대표이사가 감독업무를 소홀히 해 부실감사가 발생하는 등 부실감사의 원인이 회계법인 운영문제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대표이사에게 직무정지 또는 일정기간 주권상장법인 등에 대한 감사참여를 제한한다. 

아울러 대표이사가 부실감사를 지시하거나 묵인하는 등 고의적인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등록취소와 함께 검찰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감사현장 책임자인 중간감독자에 대한 책임도 강화된다. 중간감독자는 감사계획을 수립하고 업무배정과 지시, 감사증거 및 결론 검토 등 감사업무상 중요사항에 대해 1차적인 감독업무를 수행하는데도 불구하고 감리조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중간감독자가 감사 실무를 담당하는 회계사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해 부실감사가 발생하면 위반 정도에 따라 직무정지 조치나 주권상장법인 등에 대한 감사업무에 참여할 수 없도록 조치한다. 

중간감독자도 위법행위를 지시하거나 가담 또는 묵인하면 등록취소 및 검찰고발 등으로 조치된다.

직무에 충실하지 못해 회계오류나 고의적 분식회계를 방지하지 못했음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던 회사 감사에 대한 제재조치도 추진된다.

내부통제제도에 결함이 발생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분식회계가 발생하면 감사의 직무 소홀 정도에 따라 해임권고하고, 위법행위에 적극 개입하거나 묵인 등 고의적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해임권고와 함께 검찰고발 조치된다. 

박희춘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부실감사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회계법인 대표이사와 중간감독자에게도 실질적인 조치를 부과하는 것이 회계법인의 적절한 품질관리제도 구축·운영과 적정 감사인력과 감사시간 투입 등 감사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문심의위원은 또 "회사 감사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면서 감사의 책임성 강화와 내부감사에 의한 회계감사 실시, 외부감사 감독 강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시행세칙 개정 사전예고 후 40일간 의견수렴을 거쳐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진행하고, 내년 2월 개정 이후 발행되는 감사보고서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회사 감사 등이 회계감사 수행 및 외부감사 감독과 관련해 업무에 참고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모범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