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5법 임시국회 합의 후 처리 '합의'…여야 임시국회 시기 이견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함께 일부 쟁점법안을 3일 새벽 처리했지만 남은 쟁점법안들로 인해 막판 정기국회 역시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앞서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과 일부 쟁점법안 처리 후, 각각 주장하는 경제활성화-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이다.
특히 쟁점이 큰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에 대해 정기국회 후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문제는 임시국회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또 '합의 처리'에 대해 야당이 '합의 후 처리'를 강조, ‘여야 합의’에 방점을 찍고 있어 노동 5법의 처리에 난항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동 5법'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개정안이다.
□ 임시국회 시기 여 "정기국회 후 바로" 야 "약속한 것 없어" = 새누리당은 임시국회 시한을 정기국회 후 12월 내에 임시국회를 열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시기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새누리당은 연내 처리가 불발되고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법안 처리가 더욱 요원해진다고 보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에 맞서 선거를 치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동개혁=청년 일자리 창출'이라고 여론전을 펼치며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앞서 임시국회 시기와 관련해 "내년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에 내년 1~3월 원포인트 국회는 혹시 있을지 모르지만, 법안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 12월 임시국회가 마지막 임시국회“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이날 새벽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동개혁법은) 어쨌든 결론을 맺어야 하니 이제부터 잘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시기와 관련해 "(노동5법) 논의 이후에 어떤 것도 약속한 것이 없고 합의되지 않으면 처리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야당은 '합의 후 처리'에 무게를 두며 논의의 장을 사회적 기구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개혁 때처럼 여야와 노사정이 함께 논의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 기간제-파견제 핵심 '쟁점'…'청년일자리 창출vs쉬운 해고' = 야당은 노동5법이 '쉬운해고', '비정규직 양산법'이라고 판단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으로 보고 있다. 이에 노동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한다는 인식이다.
특히 5개 법안 중 여야가 극심한 입장차를 보이는 것은 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법이다.
기간제법은 현재 비정규직 기간 2년을 4년으로 연장하는 안이다.
기간 연장은 35세 이상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2년 연장할 수 있게 한다. 기간제법 개정안에 기간이 연장이 될 때 일정 기간의 '이직수당'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고 있지만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 야당은 '비정규직 양산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파견근로 허용 업종 확대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해법임을 강조하지만 야당은 금형·주조·용접 등 6개 업종에 대한 파견근로 허용은 이들 업종에 대한 '쉬운 해고'라고 반대하고 있다.
□ 환노위 여야 동수…'난항' 불가피 = 무엇보다 이들 법안의 첫 관문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합의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환노위는 여야 동수(8:8)로 구성되어 있는데다, 환노위 회의를 주재하는 환노위원장이 새정치연합 소속 김영주 의원이어서 새누리당 단독으로 강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앞서 국회법 개정을 통해 환노위 정수 증원을 늘려 '야소여대' 상황을 만들려고 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반발로 제안을 철회한 상태다.
한 환노위 관계자는 "여야 동수인 상황에서 여당 원하는 대로 법안이 통과되기 쉽지 않다"며 "여당은 정기국회 직후, 바로 임시국회를 열자고 압박할 것이고 야당은 시간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