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서청원 최고위원
◈ 與, 친박-비박 '공천룰-전략공천'놓고 내홍 조짐…9일 친박 '勢몰이'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쟁점 법안이 정기국회 내에 처리되자, 여야는 내년 총선체제 준비를 본격화 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을 향한 양당의 계파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 형국이어서 내홍이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현안이었던 내년도 예산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주요 경제활성화 법안 일부가 처리되면서 그간 잠잠했던 친박-비박 간 충돌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공천관리위 구성 ▲신인에 당원명부 공개 ▲당협위원장 사퇴 등에 대한 검토를 들고 나오자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반발한 바 있다.
지난 달 16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최고위원이 "공천룰도 안 정해졌는데 공천관리위원회가 오늘 왜 나오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공천룰 문제는 이르면 다음 주 공론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중순 공천룰 특별기구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중순께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경선 개시, 2월 중 총선 후보 확정 등의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
공천룰과 관련해 총선 경선에 반영될 당원과 일반국민의 비율이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완전 국민경선제'를 주장한 바 있던 김 대표는 일반국민 반영 비율을 최소 70%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비율이 높아지는 방향이어서 친박 측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계는 현재의 당헌·당규대로 당원과 일반국민의 반영 비율을 5:5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원 의견을 축소할 수 없다는 이유와 함께 오는 15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 시작인 점을 들며 당헌·당규를 고치기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친박계는 오는 9일 국가경쟁력강화포럼를 통해 공천 경쟁을 앞두고 '세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친박 핵심으로 8개월 간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온 유기준 의원이 이번 포럼을 주최한다. 유 의원은 "정치·경제를 주제로 외부 인사의 강연을 겸한 송년 모임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친박계 인사들의 공천과 승리를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 野 친문vs비문 '격돌' 文 연일 '승부수'…非文 '반발'
새누리당보다 복잡한 곳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문재인 대표가 전날(3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를 공개적으로 거부해 사실상 안 전 대표와의 '결별'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의 안 전 대표 제안 '거부'에 대해 비주류들은 4일 문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가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문 대표가 현 대표 체제로서 총선 난국을 포함한 당의 어려움을 돌파하시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안 전 대표와) 서로 부딪히는 형국"이라며 "(당이) 분열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감동적인 사건을 기억한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날이 춥고 당은 더 냉랭하다.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문 대표의 '양보'를 에둘러 압박했다.
그는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어느 분보다 두 분(문재인.안철수)에게 있다. 두 분 모두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더 (기득권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내려놔야한다"며 문 대표를 거듭 겨냥했다.
문 대표가 내년 1월 전대에 대해 시간이 부족하다며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매년 총선 때마다 우리는 위기를 전당대회로 극복한 전례가 있다. 2008년에는 2월17일에 전대를 하기도 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더 이상 논쟁과 논란을 벌일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전대 불가 및 현 체제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말 하나를 더 보탤 것이 아니라 힘을 모을 때"라며 "'총선에서 승리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 둘 중 하나다. 혁신의 깃발, 단합의 의지만 남기고 다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거듭 말하지만 대표직 사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두려운 것은 오직 혁신과 단합의 좌절"이라며 "이제 는 실천과 행동으로 혁신을 보여줄 때가 됐다. 지도급 인사부터 솔선수범하고 혁신에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행위와 부정부패에 대한 온정주의는 없을 것"이라며 "혁신과 단합 앞에 어떤 계파도 없을 것이다. 타협하지 않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가 앞서 발표한 10대 혁신안을 전격 수용, 당헌-당규에 반영할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와의 관계를 유지시키면서 인적 쇄신의 명분을 더욱 탄탄히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