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김무성 공천관리위 조기 구성에 서청원 '반발'
법정시한 내 선거구획정이 불발되자, 여야는 공천 문제를 둘러싼 내부 파열음을 다시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사진 오른쪽)은 16일 김무성 대표(사진 왼쪽)가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구성 의지를 드러내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날 김 대표는 여야 선거구획정 협상이 결렬되자, 정치신인들의 예비선거 운동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을 우려하며 공천 준비를 서두르자는 판단에 따라 공천관리위 구성을 의결할 뜻을 밝혔다.
이에 황진하 사무총장이 ▲공천관리위 구성 ▲신인에 당원명부 공개 ▲당협위원장 사퇴 등 그간 검토사항을 회의에서 보고하자, 서 최고위원이 "공천룰도 안 정해졌는데 공천관리위원회가 오늘 왜 나오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논의를 해보자는 건데 왜 화를 내시냐"며 논의를 다음 회의로 미루자고 말했다.
이후 서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서 최고위원은 "순서가 틀렸다. 논리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지 말라"며 "공천룰도 결정 안 됐는데, 어떻게 룰이 없이 경기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는 앞서 김 대표가 추진했던 '국민공천제' 방식과 '전략공천은 없다'고 호언한 김 대표를 향해 친박계가 거듭 TK(대구·경북) 전략공천을 압박하는 등 공천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비판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난맥에 빠진 공천특별기구 구성을 무산시킨 것에 대한 반발의 의미도 있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9월 30일 의원총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 포기를 선언하며 이를 대처할 '공천 룰' 마련을 위해 공천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원장 인선을 놓고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대립하면서 위원장 인선이 난맥에 빠진 상태다.
이에 김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 구성해 가동시켜 공천위 안에서 공천 룰 문제와 공천관리를 동시에 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입장이 결국 공천특별기구 구성 약속을 깨고 바로 공천위를 구성해 공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새정치 '공천갈등' 더 복잡…문재인 체제, 비주류 '전방위 흔들기'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계파갈등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통합기구부터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통합 전당대회 등 문재인 대표 지도체제를 흔드는 요구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가 16일 내년 총선 때 현역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를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하는 내용의 시행세칙을 마련했지만 비주류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조은 평가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당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평가방안을 토대로 준비한 '평가 시행세칙 제정의 건'을 보고했다.
시행세칙에 따르면 현역의원 평가는 하위 20%에 포함되면 공천 심사 대상에서 탈락시키기로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당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대로 의정활동·공약이행 35%, 선거기여도 10%, 지역활동 10%, 다면평가 10%, 여론조사 35%의 비율로 평가하기로 했다. 이중 의정활동 평가기준일은 올해 국정감사가 종료된 10월8일로 정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경우 의정활동(70%)과 다면평가(30%)로 평가지표를 구성키로 하는 안을 마련했다. 하위 20%에 포함된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를 신청하더라도 원천배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평가위는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세부적인 배점기준 등은 준비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 평가위 자체 의결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비주류 핵심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세부적인 항목이나 배점기준을 만들어 와야 하는데 그것을 평가위에 위임해달라는 것은 안 된다"며 "평가위가 지난 15일 간 아무 것도 진일보한 세칙을 만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당내 중도성향의 모임인 통합행동은 이날 "문재인-안철수의 협력을 기초로 세대혁신 비상기구를 구성, 야권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내년 총선을 대비한 범야권 통합기구 마련을 제안했다. 문 대표와 안 전 공동대표 간 협력체제를 실질적으로 구성하고 운영을 하기위해 구체적인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행동 기자회견에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민병두·정성호·조정식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문 대표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김동철·문병호·유성엽·최원식·황주홍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0여명은 이날 문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준비했지만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 "오늘(16일) 2시 예정됐던 '문재인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은 지난 14일 민중대회 당시 경찰의 살인적 진압사건에 대한 당의 총력대응이 필요하다는 점과 문재인 대표에게 결단을 위한 시간을 좀 더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 등 당 내외의 상황을 반영해 며칠 연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