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인천지검)이 공개한 범행 구조도.
유령회사를 세워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편취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범행을 계획하고 주도한 인물이 국세청 소속 8급직원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변철형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서인천세무서 8급 조사관 A(32)씨 등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B(31)씨 등 현금 인출책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천지검은 또 도주 중인 바지사장 C(58)씨와 현금 인출책 등 6명을 지명수배했다.
국세청은 지난 11월 초순경 부가가치세 100억7631만6830원이 부정환급된 사실을 인지하고 자체 감찰조사를 통해 서인천세무서 A씨의 관여 의혹을 확인한 후 같은 달 6일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인천지검은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고발 당일 특수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 국세청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신속한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결과 인천지검은 세무공무원 A씨와 바지모집 및 현금인책 총괄책 B씨가 범행 전반을 모의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B씨는 중간바지모집책 4명을 통해 바지 및 현금인출책 11명을 모집해 바지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A씨는 페이퍼컴퍼니와 장기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휴면사업자 등 명의로 전자세금계산서 등을 발급해 서인천세무서에 제출했다.
부가가치세 환급 실무 담당 세무공무원은 원칙적으로 1000만원 이상의 고액 부가가치세 환급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환급검토 조사서를 작성해 결재자의 결재를 받아 환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개별 결재를 받아야 할 사안임에도 개별 결재를 받지 않고 정상적인 환급 신청 업체인 것처럼 '일괄 환급 대상'으로 분류해 다른 정상적인 업체들과 함께 결재자에게 일괄결재를 유도했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서인천세무서로부터 부가가치세 환급금 명목으로 9회에 걸쳐 100억원 상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00억원 가운데 약 45억원은 범행을 기획한 세무공무원 A씨에게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 B씨는 33억원, 중간 모집책은 5억원을 각각 가로챘고 나머지 17억원은 바지사장들 및 현금인출책에게 골고루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인천지검은 A씨가 은닉한 범죄수익을 끈질기게 추적해 친구 명의로 오피스텔을 임차해 은닉한 현금 17억6300만원 압수하는 등 현금 약 21억3400만원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또 A씨가 차명으로 보유한 시가 13억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상가 4채, 1억4000만원 승용차 4대(외제 승용차 2대 포함) 등 총 40억3000여만원 압수 또는 보전조치했다.
아울러 B씨에게서는 현금 약 11억6500만원을 압수했고 차명으로 보유한 약 2억 8000만원 상당 토지 2필지, 1억 5000만원 상당의 고급 외제 승용차 2대 등도 압수 또는 보전조치했다.
현재 인천지검은 불법 편취한 100억원 가운데 약 66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검은 "국세청과 긴밀한 협조하에 신속한 수사를 진행해 수사개시 5일 만에 주범 2명을 체포,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30여일만에 주요 가담자 10명을 체포해 구속하는 등 국세 부정환급 사범에 대해 엄정 대처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도주한 공범들에 대한 검거 및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재산 추적에 계속 매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