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SK텔레콤이 방송통신시장 독점의지를 노골적으로 표출한 사건”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17일, 방송학회 주관으로 ‘미디어기업 간 인수합병 조건’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어떠한 조건을 부여하더라도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CR전략실 박형일 상무는 “SK텔레콤이 시장 포화상태에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자 이동통신시장에서 축적한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M&A를 통해 시장독점을 시도하고 있다”며 “아무런 시설투자와 서비스 혁신 없이 전국 면적의 약 30%에 달하는 CJ헬로비전의 방송권역을 사실상 독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합판매를 통한 지배력 전이에 대해서도 “현재 SK텔레콤의 유선상품은 품질과 이용자 만족도 측면에서 경쟁우위 요소가 없음에도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으로 점유율이 급증하는 상황”이라며 “이동통신과 CJ헬로비전의 방송 상품의 결합판매가 시작되면 대응이 어려운 SO는 퇴출될 것이며 전국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조차도 CJ헬로비전의 방송권역에서 경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케이블 1위인 CJ헬로비전은 23개 사업권역 중 20개 권역에서 점유율 1위, 17개 권역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유료방송시장은 SK텔레콤과 KT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향후에는 이동통신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SK텔레콤이 결합판매를 통해 유료방송시장 마저 독점하게 될 것이라는 게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방송 콘텐츠 역시 CJ와의 공동펀드 조성, CJ의 헬로비전 2대 주주 지위 유지 등을 통해 그룹 간 배타적 협력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CJ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 비중을 감안할 때 SK와 CJ간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수직 협력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방송시장의 경쟁구조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다.
박형일 상무는 “현행 방송법령과 통합방송법안은 플래폼 다양성 확보를 위해 소유/겸영 규제를 두고 있지만 인수합병이 허용되면 IPTV사업자인 SKB가 특수 관계자인 SK텔레콤을 통해 SO 지분 33%이상을 보유하게 돼 법 취지를 역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IPTV사업자는 직사채널 및 지역채널을 운용할 수 없음에도 이종 플랫폼 겸영이 가능해진다”며 “SK텔레콤은 규제공백 상황을 이용해 거대 자본이 방송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송법 취지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인수합병이 통과되면 거대 통신자본에 방송이 예속되어 이동통신의 번들로 전락한 방송 상품의 초저가화로 SO시장의 인위적이고 급격한 축소 또는 소멸이 불가피하다고 LG유플러스는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