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의장, 선거구획정-쟁점법안 '중재' 나섰지만 野 '불참'
정의화 국회의장(사진)이 선거구 획정안과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 협상의 물꼬를 트이기 위해 중재에 나섰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국회 대치상황이 계속됐다.
정 의장은 이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불러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어 선거구획정안과 쟁점법안 일괄 협상 중재를 시도했다.
중재 협상에는 쟁점법안 관련 상임위인 기재위, 외교통일위, 산업통상자원위, 환노위, 정보위 등 상임위 여야 간사들도 함께 참석 대상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협상 시작 전 정의화 국회의장을 따로 찾아가 협상 참여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신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이 참석하는 '3+3'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의장은 청와대의 법안 처리 압박 속에 거듭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새누리당에 "그것은 불가능하다"며 일축했다.
정 의장은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직권상정 불가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여야 합의를 위해) 하늘을 보고 부처님을 보고 조상님을 보고 기도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쟁점) 법안에 강하게 반대하는 분들을 설득해서 접점을 찾아가자, 시간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 野, 쟁점법안에 경제민주화 법안 추가 논의 제의…與 '난색'
박근혜 대통령이 연내처리를 압박하고 있는 쟁점법안과 관련해 여야 정책위의장 간 논의가 전개됐지만 논의테이블이 오히려 확대될 조짐을 보여 협상이 거듭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정책위의장이 현재 여야가 논의하고 있는 쟁점법안에 사회보장법과 기초연금법, 경제민주화법 등 3~4개의 법안을 추가할 것을 여당에 제안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22일 새로 임명된 이 의장과 상견례 겸 회동을 갖고 쟁점법안 처리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정쟁법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장은 "새누리당이 너무 욕심을 낸다.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9개 법안을 쏟아놓고 빨리 하자고 주장했다"고 꼬집자, 김 의장이 "하나씩 착착 풀어가야 하는데 야당에서 일방적으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문을 닫아버려 방법이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또 이 의장은 정책위의장끼리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의장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이 하는 일을 정책위의장이 뺏는 것"이라며 난감해하자, 이 의장이 "힘이 없구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회동 직후 김 의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쟁정법안이 총 9개이니까 자기들도 9개를 해야겠다고 하더라"며 "노동법이면 노동법 하나인데 (노동법에 속한) 기간제법, 파견법, 근로기준법 등을 다 한꼭지 씩 쳐서 9개라고 그랬다. 그래서 그것은 내 손에서 합의를 못해주겠다고 했다"고 일축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노동5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의 연내처리를 압박하는 청와대와 여당 입장에서는 야당의 법안 추가가 난감한 상황이다.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자,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의 '무책임·무의지·무기력'으로 상임위는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야당은 지난 주말에 당 대표·원내대표 회동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노동 5법을 처리하기 위한 상임위를 어제부터 즉각 가동하여 오늘 본회의를 열어 최대한 처리하자고 분명히 합의했다"며 "그러나 어제도 오늘도 야당은 입으로는 상임위를 가동하자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전혀 의지와 실천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