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높아져 수익성 악화" vs "영향 없다"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가 출범하며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CM(사이버 마케팅)채널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화재가 이미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을 판매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등이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CM상품을 출시하는 보험사가 늘어나자 보험업계에서는 "CM상품의 판매가 늘어날 경우 손해율이 높아져 업계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1년 83.4%에서 2012년 83.6%, 2013년 86.8%, 2014년 88.3%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자동차보험 CM상품을 두고 손해율에 '득'이냐 '독'이냐를 따지게 된 것이다.
CM상품이 손해율을 높여 보험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측은 "CM채널은 젊은 사람이 가입을 많이 하는데 이들은 손해율을 높이는 집단"이라며 "사고 이력이 많은 젊은 사람들이 CM채널로 몰려 손해율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사고율이 같다면 CM채널로 인해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어 손해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CM채널을 주로 이용할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사고율이 높은 젊은 연령일 것이라는 추측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더했다.
반면 CM채널이 득이 될 것이라는 측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사고의 문제"라며 손해율은 사고와 보험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CM채널이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실제 온라인 가입자의 경우 사고율이 높지 않아 손해율이 낮았다"며 "온라인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직업이 사무직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해율에 득이될지 실이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측은 "사고율이 같고 똑같은 가입자들이 여러 보험사의 CM상품으로 나뉘게 되는 것이라면 호재는 아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료를 낮추면 원론적으로는 손해율이 안 좋아지는 게 맞다"면서도 "삼성화재의 경우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인수심사)을 잘 해서 손해율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보험료가 낮아짐으로 인해 이론적으로는 손해율이 높아지더라도 언더라이팅을 잘 하면 손해율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도 "손해율은 경기 요인도 작용하기 때문에 판매 채널에 따라 손해율의 상승 여부를 단정짓기 어렵다"며 "손해율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하더라도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의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보험료가 저렴한 CM채널을 이용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태세이다.
자동차 운전자라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뒤 이를 매개상품으로 다른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당장에는 CM채널 판매확대로 인한 손해율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점유율을 목표치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추후 손해율이 좋은 집단을 가린 뒤 언더라이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논쟁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나빠지는 이유는 위험보험료를 잘못 책정했기 때문"이라며 "동종 업계의 경쟁 때문에 올리지 못 하고 있지만 위험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보험료를 2% 올리면 손해율도 2%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자동차사고와 관련된 제도를 바로 잡는 게 우선"이라며 "제도를 개선해 과도한 렌트비와 보험금 지급 부분 등을 해결하면 손해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험금이 줄어서 손해율이 나아지면 다시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이 경우 다시 손해율은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제도를 개선해도 긍정적인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