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 '신춘대담'에 나선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사진 오른쪽)이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경제 상황, IMF구제금융 시절과 흡사"
"정부 관리능력 부재…실상 제대로 파악하고 알려야"
"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정권이 잘못되면 나중에 제가 욕을 많이 먹겠죠."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재직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 중 한명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2월 일찌감치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떠남을 앞두고 있기 때문일까. 지난 11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 '신춘대담'에 함께한 이 의원은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방법 등을 가감없이 쏟아냈다.
그는 현재 '폭풍전야'로 지적받는 한국경제에 대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발생할 때와 닮은 점이 많다"고 지적하며 "총체적 난국"이라고 매섭게 말했다.
이 의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올해 경제는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불안정할 것"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서 경기가 침체되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분배 상태, 고용사정도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보면 '내우외환'이다. 세계경제가 판 갈이를 하면서 경제 환경 즉, 무역이나 금융, 국가 간 산업격차가 발생하는 문제 등 글로벌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런 국제 상황과 국내 상황을 정리해보면 외환위기가 발생할 때와 닮은 점이 많다. 일본의 잃어버린 25년이 시작되던 90년대 모습이 우리나라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가계부채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했던 이 의원은 현재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해 "가계부채 규모가 가처분 소득에 대한 비율이 우리가 거의 170%, 1.7배다. 이 규모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수준"이라며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벌어졌을 때 120%고 영국이 위기일 때 160%였다. 그 때 유럽 경제학자들은 난리를 쳤다. 우리는 미국 영국보다도 높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가계가 소득창출 능력이 있나. 굉장히 걱정스런 상황임은 틀림없다"며 "가계부채가 빚내서 집을 산 사람이 다수여서 상당정도 부동산 시장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의 비중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급한 것은 (경제위기) 실상을 파악하고 앞으로 경제나 금융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대로 끌고 가면 일정기간 이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구조조정까지 겹쳐지면 더 큰 일 난다. 문제를 하나씩 풀어야하는데 미루다가 한꺼번에 터지면 아무도 해결 못 한다"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우선 현상 파악을 더 솔직히 하고 정보공유를 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한 '정부 3.0'이 그것이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부처 간, 국민들과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 '협치'인데 잘 안 된다"며 "부처마다, 과단위에서 정보를 쥐고 자기만 알고 있으려고 하고 일이 안 터지면 괜찮다는 생각 때문에 실천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 박지숙 기자
사진 : 김용진 기자
Q. 중국 증시 폭락 등 세계 경제 악화 외에도 한국경제는 해마다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소비절벽, 가계부채 증가, 기업 부실 증가, 양극화 심화 등 총체적인 위기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경제,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A. 일단 단기적으로 보면 금년도 경제는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불안정할 것이다. 작년과 비교해서 경기 침체되고 성장률도 떨어지고 분배 상태와 고용사정도 더 나빠질 것이다. 금년에 구조조정도 있을 예정이어서 더 불안해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내우외환이다. 우리 경제, 사회 구조 자체가 나빠지고 있고 세계경제가 판 갈이를 하면서 경제 환경 즉, 무역이나 금융, 국가 간 산업격차 발생하는 문제 등으로 우리한테 불리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국내적으로 인구구조나 산업구조, 기업 수익 창출 능력 등이 좋지 못해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다.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 발생할 때와 닮은 점이 많다. 앞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25년'의 초기인 90년대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식을 가져야한다.
중요한 것은 여건이 나빠져도 우리 내부에서 핸들(관리)할 능력이 있으면 되는데 과연 처리능력이 있느냐. 정치권, 관료사회의 능력 또 귀족노조들의 문제인데 한결 같이 실망적인 수준이다.
정치권은 무능하고 관료는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귀족노조는 무책임하고 대기업 집단도 비전 추구보다 눈앞의 경영권 방어에만 관심 있어 과연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다. 국민입장에서 보면 5대 불안이다.
생애주기별로 보육-교육-취업-주택- 노후불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Q.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가계부채' 문제를 지적해왔는데 더 악화되고 있다.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올해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어떤 해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가처분 소득에 대한 비율이 우리는 거의 170%, 1.7배다. 이 규모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때 120%였고, 영국이 160%였다. 당시 유럽 경제학자들은 난리쳤다. 또한 갚을 능력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더구나 우리는 전세보증금이 가계부채로 잡히지도 않은 상태다. 함부로 결론 낼 일은 아니지만 굉장히 걱정스런 상황임은 틀림없다. 상당한 가계부채가 빚내서 집을 산 사람이어서 부동산 시장과도 직접 연결되어 있다.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의 비중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사실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 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해서 걱정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부채 구성내역에 대해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 걱정되는 것은 올해 기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실업자가 나오고 경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까지 주저앉으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상황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 앞으로 경제나 금융시장이 움직이는 것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이대로 끌고 가다가 일정기간 지나면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구조조정과 겹쳐져 더 큰 일 난다.
Q.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활성화와 4대 구조 개혁, 재벌개혁 등 정책차원의 해법뿐 아니라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경제위기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작년 2월 불출마 선언을 할 때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니 선거하고 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도 경제활성화법이 통과되지 않는 것을 보면 정치권은 위기의식을 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경제위기 의식은 국민들이 느끼는 수준까지 가야한다. 경제 상황에 대해 정확한 자료를 빨리 정리해서 알려야 한다. 현재 이런 상황이니 앞으로 어떻게 할 지 방법을 찾아서 함께 해결하자고 해야 한다.
문제는 실천이다.
우선 정부가 현상 파악을 더 솔직히 해서 정보공유를 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한 '정부 3.0'이 정부 정보를 부처 간, 국민들에게 공유하자는 것이다. 이게 '협치'인데 잘 안 되고 있다. 부처마다 부서 과단위에서 정보를 쥐고 자기만 알고 있으려고 하고 일이 안 터지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대 개혁과 관련해서는 노동시장 상황이 어떤지, 귀족노조 행태가 어떤지, 임금 격차와 차별 문제가 어떤지 알려야 한다. 그래야 바꾸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혁 이야기만 할 뿐 실태를 모른다. 막연히 느낄 뿐 구체적으로 부조리가 어떤 게 있는지 정보를 과감히 알려야 한다.
4대 개혁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빨리 공개하고 동시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가야 한다. 혁신과 관련한 공감대와 해결책을 같이 만들어야 한다. 자꾸 쉬쉬하고 실천을 안 하면 해결이 안 된다.
위기의 근본에는 고질병이 두 개가 있다.
공짜 공화국, 규제공화국이다.
공짜 포퓰리즘. 거의 모든 사람이 공짜만 추구한다. 공짜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옛날 로마가 망할 때 그랬다. 공짜심리 강해지면 견딜 수 없다.
또 하나는 규제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2,30년 전 규제가 아직도 있다. 규제는 기본성격이 기득권을 보호하는 것인데, 규제를 풀지 않으면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올 룸(공간)이 좁아진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