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의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선언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한노총을 비난, 대기업 노조를 겨냥하는 한편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개혁"이라고 노동개혁 실현을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한노총의 요구를 무시한 정부를 비판하며 '사회적 합의'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노총의 노사정 파기에 대해 "노동개혁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좌절되어선 안 된다"며 "한국노총이 국민과의 약속인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하고 대화도 단절하면서 노동개혁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찬물을 끼얹는 그런 점에서 정말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개혁의 목표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완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정해소, 근로자들 중에서도 약자의 입장에 있는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그러한 법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노동 5법 가운데 노동 3법(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은 근로자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는 법이고, 기간제법과 파견법 가운데 기간제법은 대통령께서 추후 논의하자고 제안을 했는데도 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서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 임금이 100이라면 중소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34에 불과한 이 현실을 부자노조들이 애써 외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대기업 노조를 겨냥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과 저임금 비정규직들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노동개혁을 꼭 성공시켜야 할 시점이라는 점을 국민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호소했다.
신의진 대변인은 한노총을 향해 "노사정이 국가의 미래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17년 만에 맞잡은 손을 한국노총이 일방적으로 놓아버린 것"이라며 "노동개혁으로 경제활성화를 바라던 국민들에게, 다양한 일자리 창출로 취업을 꿈꾸던 청년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경제지표가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외 유수의 경제기관들은 '노동개혁이 무산될 경우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더군다나 한국노총은 대타협 파기를 선언하면서 소송투쟁, 총선투쟁 등 '투쟁체제'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한국노총의 이러한 행태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한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면 남아있는 결과는 '공멸'뿐"이라며 "새누리당은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명령을 가슴에 새겼다. 일자리를 달라는 청년들의 호소를 뼈에 새겼다. 어렵더라도 한발 한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걸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에 대해 "정부가 먼저 노사정 대타협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단체들이 주도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입법에 관해 국회, 특히 야당과 대화하고 설득할 의무를 저버린 처사이다. 국정을 총괄하고 조정하여야 할 지위를 망각한 처사"라며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노동계를 외면하고 적으로 돌리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직접 서명에 나선 '경제살리기 입법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과 관련, 서명운동을 촉구하는 공문이 재계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 논란이 되자 "애당초 재계의 서명운동이란 것이 관제 서명운동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자주 있었던 관제 데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의회민주주의를 존중하기 바란다. 노동법 개정을 날치기 강행처리하여 한꺼번에 국민의 지지를 잃고 타격받았던 김영삼 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진심으로 충고한다"고 경고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명 브리핑에서 한노총 노사정 합의 파기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무도함이 결국 합의 파탄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9.15 노사정합의 당시 17년만의 역사적인 대타협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며 "그러나 직후 그동안의 합의사항과는 무관한 노동악법을 생뚱맞게 들이밀며 노사정합의를 무시하고 기만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은 합의 파탄을 야기한 것도 모자라, 노동악법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귀족노조, 운동권' 등으로 매도하며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여전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부여당의 뻔뻔함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9.15 노사정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노동계와 다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여, 상호 양보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 그 누구도 노동시장의 파국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결과는 정부와 여당에 달렸음을 분명히 해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