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개정 지방세법, 납세의무자 변경→"재산권 침해하지 않는다"
개정 지방세법이 납세의무자를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한 것이 실질과세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며, 개정법에 근거한 재산세 부과 역시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납세자인 H사는 "수탁자를 재산세 납세의무자로 규정한 개정 지방세법이 실질과세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한 위헌적인 규정"이고, "이 규정을 개정법 시행 이전에 체결된 신탁계약에 적용해 소급입법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며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의 보유사실 자체에 담세력을 인정해 과세하는 재산세와 재산의 이전 내지 취득이라는 사실에 담세력을 인정해 과세하는 취득세를 같이 볼 수는 없다"며, "신탁의 경우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대내외적으로 완전히 이전되는 이상 신탁재산에 대한 재산세는 그 소유권자인 수탁자에게 부과할 수 있다"고 판시해 실질과세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조세법의 영역에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권이 부여돼 있다"고 전제하면서 "과세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한나라의 정치·경제적인 제반 여건과 재정사정을 감안해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할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개정법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충실을 도모하는 지방세법의 기본목적에 부합한다"며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과 함께 최소침해성에도 위배 되지 않아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소급입법금지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에 대한 H사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고, 개정법에 근거한 과세에 하자가 없다며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5구합69140]
▲국세청 지급보증 과세모형, 계속되는 '패소'
대기업 등이 해외 자회사에 대해 금융기관에 지급보증을 하고 자회사로부터 받는 지급보증수수료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한 국세청의 과세에 대해 취소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 2012년 '해외자회사 지급보증수수료 정상가격 결정모형'이라는 국세청 모형을 개발해 적용한 수수료율이 여러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최근 두산 등 7개 대기업들이 제기한 법인세 취소소송에서 "국세청이 기준으로 삼은 국세청 모형에 의한 정상가격 산출방법은 국제조세법에 따른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법인세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국세청 모형이 법령에서 정한 합리성 등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며 "자료의 확보 이용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 국세청 모형에 의해 산출되는 결과 값의 합리성에 의문이 있는 점,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서도 산업별 차이를 무시한 단일한 모형을 설계한 점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국세청 모형이 경제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 현실 거래와의 괴리 문제, 이중과세의 위험 등의 문제점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세청은 국세청 모델을 고안하고 설계하면서 다른 나라의 과세당국과 협의했다는 사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두산 등 대기업들의 청구를 인용 판결했다.
이번 행정4부의 선고에서는 두산을 포함해, 현대자동차, 현대종합상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씨제이(2건), 씨제이대한통운, 씨제이제일제당 등의 대기업들이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참고 판례 : 2015구합67144]
▲명의신탁 한 주식 환원, 실제 주식 양도로 볼 수 없다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명의신탁해 두었다가 실제 소유주가 양도의 형식으로 명의를 회복할 경우에는 증여세 대상이 되는 재산의 양도가 실제 있었다고 볼 수 없어 과세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자신의 주식을 3명의 지인에게 명의신탁 한 다음 양도의 형식으로 주식의 소유 명의를 회복했다.
A씨는 이러한 주식의 양도는 과세대상이 되는 거래행위가 없어 실질과세의 원칙상 증여세 부과대상이 될 수 없다며 증여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행정1부는 "증여세는 실제로 주식을 양도한 것을 전제로 부과돼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실제 주식의 소유주인 A씨가 명의신탁 한 재산의 소유 명의를 환원 받은 것에 불과하다면 재산의 양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실제 양도를 전제로 한 증여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법은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과세당국의 항소를 기각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누49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