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6일 북한 핵도발과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대북 강경제재를 거듭 역설하며 '한·미·일-한·중·러' 외교 압박과 개성공단 중단, 나아가 사드 배치 등을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 경제적 손실로 인한 논란과 사드 배치 논란 등에 대해 야권이 '북풍'이라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분열'을 지적하며 국민들을 향해 단합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국정연설을 통해 "이제 더 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으며, 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여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하며,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근본적인 대북 강경제재를 역설했다.
또 "이제 더 이상 설마 하는 안이한 생각과 국제사회에만 제재를 의존하는 무력감을 버리고, 우리가 선도하여 국제사회의 강력한 공조를 이끌고,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만약 이대로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대북 강력 제재…한･미･일-한･중･러 외교 협력 강조 = 박 대통령은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며 한·미·일과 한·중·러 협력을 내세웠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5자간 확고한 공감대가 있는 만큼, 이들 국가들도 한반도가 북한의 핵도발로 긴장과 위기에 빠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그 공감대가 실천되어 갈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드배치 협의, 강력 대비차원 조치"…"개성공단 중단은 시작" = 특히 지난 2월10일 발표한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 협의 개시에 대해 북한의 불가측성과 즉흥성으로 야기될 수 있는 모든 도발 상황에 만반의 대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다중시설 테러 등의 비군사적 도발에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고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력을 증강시키고,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협의 개시 역시 대비차원의 조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결정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외화유입을 차단해야만 한다는 엄중한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우리가 지급한 달러가 작년에만 1320억원이 달하는 등 지금까지 총 6160억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되었다"며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국민들을 최단기간 내에 안전하게 귀환시키기 위해 이번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알릴 수 없었고, 긴급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더 이상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개성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뜬눈으로 걱정해야만 하고, 우리 기업들의 노력들이 북한의 정권유지를 위해 희생되는 상황을 더는 끌고 갈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정부는 입주기업들의 투자를 보전하고, 빠른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경협기금 보험을 통한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의 90%까지 신속 지급 ▲대체 부지와 같은 공장입지 지원 ▲필요한 자금과 인력확보 등 지원을 약속했다.
□ 대국민 호소 "함께 힘을 모아달라" 테러방지법-북인권법 통과 강조 = 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국민여러분의 안위를 지켜낼 것"이라며 "정부의 단호한 의지와 대응을 믿고,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원인보다는 '북풍의혹'같은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야권을 겨냥했다.
이어 "지금 우리 모두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무모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도 모자라는 판에 우리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거듭 외쳤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 달라고 한 것이지 그 위험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은 아닌 것"이라며 "제가 여러 차례 간절하게 부탁드린 테러방지법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막기 위한 북한인권법을 하루속히 통과시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