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 줄이고 소통 늘리고"…호남의 '세정지표(稅政指標)'

올해 국세수입이 지난해에 이어 완만하게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세입여건의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징세행정을 담당하는 국세청의 역할이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제49대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부임한 한동연 청장도 향후 광주청이 짊어질 세정운영 방향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한 청장은 납세자에게 불필요한 간섭을 최소화 하면서 소통을 강화한다는 점을 지침으로 삼았다. 즉 납세자가 세금을 편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사전 성실신고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 청장은 "납기연장 등 세정지원이나 근로·자녀 장려세제 등 복지세제를 차질 없이 집행해 저소득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최대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지난 15일 광주청을 이끄는 막중한 역할을 짊어진 한동연 광주지방국세청장과의 인터뷰를 갖고, 호남지역의 세정운영 계획 및 납세자들과의 소통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무를 맡으셨는데 앞으로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우리지역은 산업경제 기반이 부족하여 경기 침체에 따른 지역민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국장, 관서장 등 전 직원이 일치단결하여 지역납세자와 소통하고 배려하며, 직원들과 웃음이 넘치고 즐겁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Q. 호남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상황이 열악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 이 지역 경제(세정) 여건은 어떤 상황입니까?

☞ 우리청이 관할하는 광주, 전남·북 지역경제는 차지하는 국토면적에 비해 인구, 사업자수, GDP, 세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한 형편입니다.

특히 우리지역의 주요 핵심 산업인 조선, 철강, 석유화학 업종의 침체로 수출입 규모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최근 광주지역 제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일부 해외 이전 계획 등으로 내수부진 및 고용불안 등 지역 경기 회복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올해 광주, 전남·전북 지역의 경제 활성화 지원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방안과 역점을 두고 펼쳐 나갈 세정운영 방안은 무엇 입니까?

☞ 솔직히 말하면 국세청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납세자가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도록 사기를 북돋아주고, 불필요한 간섭을 최소하면서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최고의 지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납기연장 등 세정지원이나 근로·자녀 장려세제 등 복지세제를 차질 없이 집행하여 저소득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최대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Q. 광주청의 작년 세수실적은 어땠으며, 올해 세수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방안을 가지고 계신가요? 또 한전 등 공공기관의 나주혁신도시 이전이 세수증대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 입니까?

☞ 2015년 광주청 세수는 1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9000억원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한전 등 공공기관 혁신도시 전입과 관련 협력업체 신설, 차세대 국세행정 시스템(NTIS) 개통 등 향상된 세정역량을 기반으로 한 사전 성실신고 안내강화에 기인합니다.

올해에는 나주혁신도시 한전 에너지밸리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세수증대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NTIS 축적자료, 고도화된 과세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전적 성실신고 지원에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여 안정적으로 세입예산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이 지역 중소기업과 영세상공인을 위한 세정 지원대책과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광주청의 방안은 무엇입니까?

☞ 우리지역의 성실한 중소기업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간편조사 확대 등 세무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금문제 현장소통의 날'과 연계하여 영세납세자 지원단 운영을 강화하고, 중소상공인 현장 소통위원회와 성실납세 협약제도를 통해 세정현장에서 세무행정에 대한 고충과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여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Q. 최근 세수확보를 위한 과도한 징세행정으로 기업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신고 후 수정신고 확대 및 조사강화 기조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지난해 세수 목표를 달성한 것은 NTIS 개통 등 향상된 세정역량을 통해 사전 성실신고 지원을 강화한데 기인합니다. 납세자가 세금을 편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사전 성실신고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여 성실납세 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세무조사나 사후검증 업무는 비정상적이고 성실신고 분위기를 훼손하는 탈세관행에 대해서만 법과 원칙에 따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실시할 것입니다.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 탈세와 역외탈세 등과 같이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여 '탈세는 범죄'라는 인식을 확고히 정착시키고 성실납세만이 유일한 절세라는 분위기를 확신시켜 나가겠습니다.

Q. 지역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소통'하기 위한 방안은?

☞ 납세자의 세금에 대한 애로사항과 고충을 해결하고자 세금문제 현장소통의 날을 매월 셋째주 화요일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날은 관리자와 직원 모두가 출장을 자제하고 납세자의 고충을 현장에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역 상공회의소 등 경제유관단체와 간담회 등을 통해 공식적인 소통 채널을 확대하고, 전통시장, 산업단지 등을 방문하여 세정 현장에서 불편을 귀담아 듣고 정성을 다해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광주청장 부임 후 현재 거주지인 광주(서구 화정동)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였는데, 거주지가 같은 시민으로서 납세자들과 소통의 문을 더 넓게 열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Q. 올해 국세행정의 중요한 테마가 청렴성 강화입니다. '깨끗하고 청렴한 광주지방국세청'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가지고 계신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지난 반세기동안 국세청은 끊임 없는 자정 노력으로 깨끗하고 투명해졌지만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 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부응하고 우리의 후손들이 훨씬 밝은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직원 스스로 변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세청 개청 50주년으로 기존 잘못된 업무관행 및 조직문화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준법·청렴문화 정착의 원년이 되도록 내부 자정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주 수요일을 '청렴의 날'로 지정하고 실천운동을 전개하여 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 및 청렴 실천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업자단체, 세무대리인 등과 연계하여 청렴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청렴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Q. 국세청 본연의 역할인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안과 직원들 간 사기진작을 위한 광주청 만의 아이디어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자가 직원들의 우수한 점을 기억하고 잘잘못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함으로써 창의적이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습니다.

또한, 직원들과 사기 진작을 위해 소통하고 정이 넘치는 따뜻한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겠습니다. 영화·음악, 축구·배드민턴 등 각종 직장 동호회 활동 활성화를 통해 직원 친화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직원 상하간 격의 없이 어울리며 함께 소통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특히, 올해 3월 여성인력의 육아부담 해결을 위한 직장어린이집 개원과 노후청사와 합숙소 신축 등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납세자와 조세일보 독자, 광주지방국세청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먼저, 계속된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납세자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단기적으로는 갈등과 퇴보만 있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다방면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크게 발전하여 왔고, 미래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준비하는 광주청을 지켜봐 주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