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유일호 부총리. 그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류세 인하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며, LTV와 DTI 인하에 대해서도 당분간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19대 국회 마지막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수진작의 수단으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낮추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잠재성장률 하락이 유례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노동개혁과 규제혁파 등 경제체질 개선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 "유류세 부담 높지만 상대적으로는 낮은 편" = 19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류세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최근 지속되는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경유값은 상대적으로 적게 내려가 서민들이 저유가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김 의원은 내수진작을 위해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기름값 중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3%나 된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7~8조원 규모의 유가환급금 제도를 실시한 바 있다. 정부 유류세 수입이 20조원에 달하는데 (내수진작을 위해) 환급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의 유류세 부담은 높은 편이지만 국제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보면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지금 단계에서 유류세 체계에 손을 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8년에는 원유값이 140달러 가까이 됐기 때문에 시중 기름값이 매우 높았던 시절"이라며 "당시에는 유가환급금을 소비자와 기업에게 돌려주는 것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은 저유가이기 때문에 환급금을 주는 것은 그 효과에 비해 세수에 주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실시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몇몇 재벌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였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유 부총리는 "자동차 개소세 인하 정책은 직접적, 간접적 효과가 크다고 본다"며 "자동차 생산기업은 대기업이지만 수많은 협력업체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자동차가 전국민의 필수재가 된지 오래이기 때문에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본다"고 전했다.
□ "LTV·DTI 당분간 '현상유지' 한다" = 지난 2014년 말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늘린 LTV·DTI 비율에 대해서도 아직은 현행 그대로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유 부총리는 밝혔다.
가계부채가 아직은 관리가능한 범위에 있기 때문에 시장과열을 우려하기 보다는 경기 활성화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는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박병석 의원은 "현재 가계부채 규모가 1200조원, 가구당 6200만원 수준"이라며 "정부는 2년 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당시 160%에서 5%p를 낮춘다고 했다. 하지만 작년 3월말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169.8%로 오히려 증가했다. 과연 가계부채가 관리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유 부총리는 "목표했던 것에 거꾸로 가는 결과를 낸 것은 사실"이라며 "가계부채가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질적인 구조를 살펴보면 소득 4~5분위, 즉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 담보대출이 몰려있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고정금리로 많이 전환됐기 때문에 질적으로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LTV와 DTI는 아직 완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50~65%에서 60%로 올린 상황이고 이걸 다시 50% 정도로 낮추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그 사이에 있는 20%에 가까운 가구들의 입장에서 보면 LTV와 DTI를 줄이는 것보다는 아직은 유지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사상 유례없는 잠재성장률 하락…"체질개선이 답" =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는 심상치 않은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을 묻는 질의도 나왔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잠재성장률 하락이 예사롭지 않은 수준"이라며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은 유례가 없으며, 민간기관에서도 2%대로 하락했다는 충격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성장률 1%에 6~7만개의 일자리가 나온다고 한다"며 "2%대 잠재성장률로는 2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이같은 인식에 공감했다. 그는 "잠재성장률 하락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가 장기적 대책, 구조개혁 등에 역점을 두는 것은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막고 상승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에 대해 "일단 사회 전체의 생산성 하락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노동유연성 결여로 경제체질이 악화되는 것도 원인이고,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큰 이유"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이 의원의 질문에 대해 "여성 노동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육, 고용환경을 개선해 일과 양립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며 "또한 각 부문 규제를 혁파해 금융, 교육, 관광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복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입법으로 뒷받침을 해달라"며 "신산업부터 네거티브 방식으로 필요한 규제만 들어가도록 하면 다른 산업에서도 규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