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오전 인천공항세관에서 열린 전국세관장회의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관세청에 이 같이 주문했다.
밀수, 마약단속 등 관세청이 담당하는 업무영역은 실로 다양하지만 관세청이란 이름 정중앙엔 명확히 '세금 세(稅)'자가 붙어있다.
국세청과 함께 나라가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을 뒷받침 주는 '세입기관'이란 소리다.
관세청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국가재정 수입의 안정적 확보'를 3번째 주요업무 추진과제로 꼽았다. 올해 관세청의 목표세수는 52조원. 전체 국세(내국세+관세) 222조9000억원의 23.3% 수준을 관세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관세청이 담당하고 있는 세수는 해마다 비중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는 내국세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 이는 관세청의 노력이나 능력이 부족하다기 보단, FTA 체결 등으로 인해 '무관세 경제영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관세청이 연초에 잡은 세수 목표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68조원, 2015년 63조원, 올해 52조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관세청은 불확실한 세수여건에도 불구하고 소관 세수 목표인 52조원을 차질 없이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울러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노력세수도 1조2000억원 가량 징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시 세수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세관별로 '세수분석 전담팀'도 신설돼 운영된다. 관세청은 이를 통해 산업별·업종별 특이 사항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관세청은 조세회피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분야에 대한 대응 능력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탈세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새로운 심사방식 개발 등을 통해 다국적 기업의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 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관세조사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 프로파일 체계화로 위험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세금을 과다환급 받는 관행을 제거하기 위해 '불성실환급가산세' 도입도 추진된다.
아울러 범칙조사 착수단계에 재산정보를 재빨리 확인해 체납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무재산 체납자에 대해서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 세금징수를 위탁할 예정이다.
한편 관세청은 성실납세자와의 분쟁을 가급적 줄여나가는 등 자율적 납세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상한다는 계획이다.
관세청은 이를 위해 과세가격결정방법 사전심사 제도(ACVA) 전담팀과 심사위원회를 신설하고 과세가격을 조기에 결정, 납세자와의 조세분쟁을 예방할 방침이다. 또한 과세처분 전 집중심의제 도입, 내외부 법률전문가 참여 등 심사처분심의위원회를 개선해 관세조사 처분의 정확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 밖에도 FTA 원산지 검증 분야에 과세처분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의견진술 기회 부여 등 특혜관세 사후추징의 공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