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수의 국가로부터 해외 금융·과세정보를 넘겨받아 해외은닉 소득이나 재산을 양성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 숨겨왔던 해외자산에 대해 자발적으로 신고·납부한 납세자들이 '세금폭탄'을 피하게 됐다.
정부는 본격적인 역외탈세 추적에 나서기 전에 마지막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제도'를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시행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회유책'으로 제발로 찾아와 그동안 신고하지 않았던 역외소득이나 재산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도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다. 사후검증을 통해 성실하게 납부를 이행한 대상자들에게는 과거 의무위반으로 발생한 가산세나 과태료 등이 면제가 된다.
10일 기획재정부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기획단에 따르면 이달 중순 16건(개인 13건, 법인 3건)의 자진신고에 대해 과태료 등 면제자로 확정하고 통지할 예정이다.
특히 자진신고기획단은 가산세를 비롯해 자진신고에 따른 형사관용조치로 '조세범죄자' 딱지가 떼어지는 등의 면제혜택으로 자진신고 대상자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자진신고 했으니 '패널티'는 면제 = 대표적으로 내국법인이 법인세 저세율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유보한 소득에 대해 미신고 배당소득으로 자진신고 한 내용을 들 수 있다.
수년간 결손상태인 내국법인 A는 저세율국(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발생소득의 15%이하 국가)에 도매 및 상품중개업을 영위하는 B법인을 설립했다. B법인은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는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소득을 유보한 채 A법인에게 배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B법인에 유보한 소득에 대해 배당으로 간주해 A법인의 소득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A법인은 이번 자진신고기간에 미신고 역외소득을 자진신고하면서 이월결손금이 차감돼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거주자가 해외 모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인해 발생한 근로소득을 자진신고 한 사례도 있었다.
거주자 甲씨는 해외소재 B법인의 국내 자회사에서 근무하면서 2013연도 중 수령한 근로소득을 신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B법인으로부터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로 발생한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신고를 하지 않았다.
세법에서는 거주자의 경우 전세계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납세의무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A씨는 재차 근로소득을 합산해 자진신고했다.
A씨의 경우 신고불성실 가산세(산출세액의 최대 40%), 외국환거래법상(위반행위 건당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거주자가 해외부동산을 취득한 이우에 신고하지 않았던 세금을 자진신고 한 경우도 주요 사례로 꼽힌다.
거주자 甲씨는 2014년에 해외주택을 구입하면서 외국환거래법상 해외부동산 취득고나련 신고수리 의무는 이행했으나. 2015년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기한까지 '해외부동산 취득 및 투자운용 명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세법상 거주자의 경우 2014년 과세기간 분부터 해외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다음 연도 확정신고기한까지 해당 명세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甲씨는 자진신고를 했다. 甲씨는 해외부동산 명세서 제출의무 불이행 과태료(개인 300만원)를 면제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