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지난해 실적이 '짜왕'의 돌풍과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백산수 등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3%, 48.5%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3년여 외형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시련의 시기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농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조8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013억원 대비 4.3% 늘었다. 이로써 지난 2013년 이후 2년 연속 매출 감소세에서 벗어나 그간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국제 원재료시세의 하향안정화와 우육탕면, 짜왕, 맛짬뽕 등 프리미엄급 라면 돌풍에 기인한 라면 평균판매단가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해 709억원 대비 무려 48.5%나 증가한 1053억원을 시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이다.
더욱이 연결기준으로도 중국·미국·일본·호주 등 해외법인의 매출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매출 2조1816억원, 영업이익 1182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의 경우 60.8%나 증가해 별도기준 실적을 상회하는 호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외 경기침체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소비부진 등을 감안한다면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이다.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지났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동부증권, KDB대우증권 등은 각각 '서프라이즈! 실적에 걸맞는 주가상승 기대', '기나긴 터널을 지났다'는 제하의 분석보고서를 내놓으며 긍정적 평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짜왕 돌풍에 스낵, 음료 등 힘보태...외형·수익성 동반 견인
아직 농심의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사업부문별 정확한 실적 현황을 알 수는 없지만 지난해 농심의 국내 사업은 라면, 스낵, 음료(기타) 등 총 3개 사업부문 중 특히 '짜왕'의 선전에 힘입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의 최근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먼저 농심의 주력인 라면의 경우 짜왕 등 프리미엄 라면의 돌풍에 힘입어, 지난해 1조3805억원의 총매출액(매출할인 차감전)을 올려 전년 동기 1조3235억원 대비 약 4.3% 증가했다.
특히 농심이 지난해 4월 20일 선보인 '짜왕'은 출시 이후 연일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1월까지 약 10개월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는 월 평균 100억원씩 팔린 셈이어서 출시이후 연말까지 약 900억원 가량의 매출 증대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농심의 지난해 전체 매출 증가분 773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로 이 같은 '짜왕'의 매직효과가 없었다면 회사 전체의 외형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스낵류에서 신제품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음료 등 기타 사업부문에서 백산수의 판매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각각 1.8%, 10.2%가량 성장, '짜왕'의 돌풍에 힘을 보태며 전체 외형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3개 사업부문 모두 수익성 향상의 한 축인 평균판매단가(ASP)의 상승이 수익성 큰 폭 개선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차 연구원에 따르면 라면사업부의 ASP가 2014년 563원에서 지난해 582원으로, 스낵 제품 역시 797원에서 838원으로 높아진 것이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농심의 향후 영업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주력제품인 라면 판매량이 올해 약 2.1% 증가, ASP 역시 기존 고가면 제품의 매출증가와 프리미엄급 라면 신제품 출시로 약 3.5% 상승할 것”이라며 “판매량과 평균판매단가 개선으로 올해 농심의 라면 매출은 2015년 대비 5.7% 증가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홍세종 연구원도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4885억원, 영업이익은 22.3% 증가한 3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짜왕 신규 CF 론칭(좌) 및 리뉴얼 안성탕면 조리 컷(우)
이에 농심은 최근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을 펼친 쌍문동 형제, 류준열과 안재홍을 짜왕의 모델로 발탁해 신규 CF를 론칭한데 이어 안성탕면의 리뉴얼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며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특히 장수 인기상품 안성탕면의 경우 면에 쌀을 첨가하고, 면발을 두껍게 해 구수한 맛과 식감을 살려내고, 젊은 감각의 포장 디자인 적용으로 업그레이드해 라면시장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프리미엄 짬뽕라면 '맛짬뽕'과 백산수 등을 앞세워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