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韓조세부담률 19.49%…매년 상승곡선 전망
소득과세 중 법인세 비중 증가가 가장 클 듯
우리나라 국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의 규모가 해가 거듭될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세총액을 국민소득 수준으로 나눈 '조세부담률'이 장기적으로 현행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의 연장에 따른 인구고령화의 영향으로 조세부담률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으나, 물가가 연동되지 않는 누진적인 세율체계를 가진 세목들의 영향으로 조세부담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운용계획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세부담률 수준은 중기적으로는 낮아지나 장기적으로는 현행 조세부담률 수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15년 19.49%에서 2020년 19.25%로 하락한 이후에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2030년 19.44%, 2040년 19.74%, 2050년 20.00%, 2060년 20.13%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조세부담률 수준이 장기적으로 상승곡선을 보이는 데는 누진적인 세율체계를 가진 소득세와 법인세의 영향이 크다.
이들 세목은 물가와 연동해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하는 물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물가상승으로 명목소득이 증가하는 경우 납세자에게 적용되는 세율구간이 올라감에 따라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지방세를 포함시키지 않는 국세부담률도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세부담률은 14.97%였는데, 2019년 14.16%로 낮아졌다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60년에는 15.6%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득과세 중에서는 법인세 수입의 증가가 가장 컸다. 법인세 수입의 GDP대비 비중은 2015년 3.06%에서 2060년 3.98%로 0.92%p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흑자법인소득이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과세베이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소득세 수입의 GDP대비 비중은 지난해 4.08%에서 2060년도에 4.47%로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계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종합소득세·근로소득세 수입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 수입의 GDP대비 비중은 0.09%p늘어난 3.89%로 관측됐으며,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소비세제 수입의 GDP대비 비중은 오히려 0.12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과 더불어 사회보장비용(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4대 보험료)을 합한 기준인 '국민부담률'의 부담률은 2020년 27.26%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50년 28.62%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하락세를 보여 2060년에는 28.3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미래의 세수입 구조가 현행 세수입 구조와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2060년까지의 전망이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에서 수행됐기 때문"이라면서 "급속한 고령화에 의한 인구구조 변화만으로는 세수입 구조의 큰 변동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인구의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복지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재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세목의 세부담을 늘릴 것인지, 특정 세목의 세부담을 늘릴 때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가 재원 확보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늘어나는 세금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하고 납득하지 못한다면 거기에는 불평이 싹트고 이른바 '조세저항'이 발생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