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 김종인 구조조정 TF 구성, 박차…'실업대책' 전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제1당 포부로서 내놓은 기업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기세다..
김 대표는 전날(20일)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데 이어 21일 당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할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22일 구체적인 TF구성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총선에서 제1당으로 등극한 것에 따라 구체적인 경제 청사진을 밝히면서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내보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게 사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문제"라며 "자꾸 경제활성화한다면서 돈만 퍼붓는다고 경기가 살아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금 해결을 못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꼴을 당하면 안 되니 먼저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제 그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우리 당의 수권적 능력,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방식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입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큰 기업도 거의 도산 위기인 것을 외면할 수 없다"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라든지 빨리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민주가 지향하는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할 대량 실업에 대한 해결책이 전제가 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전날 "구조조정을 하면 대량실업이 자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실업문제를 자연히 해결할 수 있는 조치를 사전에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래서 실업기간 생존의 문제라든가, 일정기간 지나면 다른 업종으로 전업할 수 있는 교육 등을 철저히 준비해서 우리나라 산업 체질이 보다 더 상승할 수 있도록 근본적 구조조정을 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
◈ 與 "일단 환영" 노동개혁 압박…정부 '野-政 협의' 방침
더민주가 그간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한 것에서 '실업 문제 해소'를 전제로 한 구조조정 주장에 대해 여당과 정부는 내심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자신들의 정책을 제1야당이 20대 국회 정책으로 먼저 들고 나오자 이를 반기면서도 '정치적 수사'라고 선을 긋고 있다.
새누리당은 기업 구조조정에 뜻을 낸 것에 '잘된 일'이라고 하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우선 순위로 내세웠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더민주의 구조조정 주장에 대해 "잘 된 일이지만 내년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몸짓인 측면도 있다"면서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려면 노동개혁이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내년 대선을 의식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기업 구조조정이나 구조개혁은 정부, 여당이 쭉 추진을 해오던 사안들이고 이에 대해서 야당이 호응하는 것은 일단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구조조정을 하는 데 있어서 노동개혁도 빠질 수 없는 분야"라며 "노동 5법을 이때까지 주장을 했지만 야당이 반대했기 때문에 노동 4법이라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야당이 이왕 기업구조조정 카드를 꺼냈기 때문에 노동개혁도 같이 좀 논의를 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민주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내세우면서 정부와 제1야당 간 '야-정(野-政) 협의'가 가동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구조조정 이슈를 선점한 야권은 논의 주도권을 위해 정부와 조율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제1당이 된 더민주의 협력이 간절한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할 전망이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개원을 전후해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 더민주 김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찾아 정부의 구조조정 및 산업구조 개혁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 국민 "신성장산업 육성"…정의 "적극적 사회안전망 확충"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다른 야당들 역시 논의에 가세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역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책 방향은 다른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새로운 일자리를 위한 신성장산업 육성을, 정의당은 적극적인 사회안전망 확충과 일방적인 구조조정 방식의 개선을 주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더민주의 구조조정 주장에 대해 "구조조정을 넘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구조조정이 있으면 인력 구조조정이나 인력 전환배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한 교육훈련이나 실업자의 사회안전망과 같은 보완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또 구조개혁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는데 새로운 일자리 확대를 위한 신성장산업 육성도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김 대표가 말한 실업대책은 내용에서 사후조치에 가깝다"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안전망 확충 없이 민생을 책임질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이미 한진중공업이나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사회안전망 없는 폭력적인 구조조정의 아픔을 뼈저리게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경험했던 기업 구조조정은 책임이 가장 큰 대주주와 경영진은 보호하고, 노동자와 협력사에게 비용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구조조정 과정의 법적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