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라살림의 지침이 되는 재정구조를 대폭 손질한다. 인구구조 변화, 잠재성장률 하락, 복지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국자재정이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재정운용의 새 틀은 크게 전방위적인 재정개혁과 전략적 재원배분으로 나뉜다.
그동안 재정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사회보험에 대해 운영 관리를 강화하고, 지방재정·지방교육재정에 대해 강노 높은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특히 정부는 한정된 재원을 꼭 필요한 사업에만 투입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재정을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각 부처별로 예산을 요구할 때 재량지출을 10% 수준으로 구조조정하고, 절감된 재원은 일자리 등 주요정책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정개혁 추진과제를 확정·발표했다.
□ "새는 돈(재정누수) 막겠다" = 정부에 따르면 우리경제는 인구구조 변화, 혁신 한계, 양극화 등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3대 파고'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조선·철강 등 주력산업 분야 한계기업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50대 기업 매출비중도 절반(43%)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 비중은 떨어짐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정운용의 틀을 전부 뜯어고치기로 했다. 우선 재정 전(全) 단계에 걸쳐 '새는 돈'을 철저히 차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보조사업(100억원 이상)에도 사전심사를 도입하고, 집행현장조사제를 도입해 비효율·낭비 사업에 대해 관계부처와 재정당국이 직접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도입 된 '보조금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강력히 시행해 보조금 부정수급을 철저히 차단해 나간다는 방침.
특히 채무한도를 설정하고, 총수입 증가율 범위 내에서의 총지출 증가율을 관리하도록 하는 이른바 '개정건전화 특별법'도 제정하기로 했다.
사회보험을 '적정부담'적정급여' 체제로 전화하기 위한 종합적·체계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개혁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각 보험 관리주체가 장기재정안정화 목표를 제시하도록 하고, 목표 이행 상황을 점검·평가할 계획이다.
전략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을 유인하는 전략적 재원배분, 통합적 재정운용 등 재정을 스마트(SMART)하게 운용하며, 재정사업에 대한 고용영향평가 확대, 재정일자리 사업 재편 등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 나가는 돈(지출) 규모 줄인다 = 정부에서 거둬들이는 수입의 규모보다 지출 규모를 상대적으로 작게 설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6~2020년 총지출 증가율은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되 구체적 규모는 예산 편성과정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각 부처가 예산 요구 단계에서부터 재량지출을 10% 수준 구조조정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일자리, 성장잠재력 확충 등 주요정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재원은 대체적으로 일자리에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2016~2020년 기간 중 일자리, 치안 등을 위한 사업에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고용디딤돌 등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일을 통한 자립 지원 등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한 문화산업 기반 구축을 중점 지원하기로 했다. 북한의 도발, 테러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안보·치안 서비스도 강화한다.
SOC분야는 민간역할을 확대하고, 산업·농림분야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등 수출지원을 확대하고, 6차산업 육성 등 농어업 경쟁력 강화에 재원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