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때문?…1분기 단말기ABS 발행 4000억 감소

올해 1분기 중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채권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Asset-Backed Securities)의 발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23.5% (4000억원) 줄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집계 발표한 2016년 1분기 ABS 발행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휴대전화 단말기할부채권 기초 ABS 발행금액은 전년동기 1조7000억원의 76.4%인 1조3000억원에 머물렀다.

이처럼 단말기 ABS발행이 감소한 것은 카드사들이 단말기 할부채권을 인수해 발행한 ABS (팩토링)가 앞선 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9000억원이나 감소한 게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반대로 이동통신회사들이 자산보유자로서 직접 ABS를 발행하는 금액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5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이와 관련, 기존 신용카드회사가 수행하던 자산보유자 및 자산관리자 업무를 올해 1분기부터 직접 수행 (SPC= 티월드 제1차 2495억원, 티월드 제2차 2585억원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 할부대금 유동화 시장 규모의 이 같은 하향세는 2014년 10월 시행된 이른바 '단통법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른 보조금 축소와 더불어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수요가 감소한데서 영향을 받았다고 금융감독원측은 풀이했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ABS 발행총액은 13조4000억원으로 2015년 동기(11조5000억원) 보다 16.8% (1조9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에 이처럼 ABS 발행이 대폭 늘어난 것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하는 ABS의 일종)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택금유공사의 MBS 발행 규모는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35.3% (2조3000억원) 증가한 8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전체 ABS발행액의 64.6%를 차지하는 규모다.

금융회사 (은행·증권·여신전문금융회사)는 이 기간에 부실채권 (NPL), 할부금융채권 등을 기초로 2조8000억원 어치의 ABS를 발행해 전체의 21.1%를 차지했다.

또 일반기업 (통신사, 항공사)은 같은 기간에 단말기 매출채권 등을 기초로 1조9000억원 (비중 14.3%)의 ABS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