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일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농협금융의 지난 1년간의 실적, 문제점 및 비젼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금융은 조선·해운 등 5대 취약업종에 부실여신이 많아 걱정"이라며 "올 1분기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서 실적이 좋지 않고, 2~4분기까지 실적까지 장담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최소 적립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지주보다는 불안한 상황이라 회복하려면 빅베스로 한번쯤은 정리를 하고 가야 빠른 회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40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7.7% 감소한 수준이다.
농협금융의 실적 감소는 조선·해운·철강·건설·화학 등 경기민감업종 대출과 관련이 깊다. 세계 경제가 악화되면서 경기민감업종 기업의 수주대금이 끊겼고, 해당 부실이 농협금융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으로 전가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21%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0.5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에 지난해 농협은행은 실적 감소를 감수하고 총 1조280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약 7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연장선상에서 농협금융은 실적 정상화를 위해 빅베스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빅배스(Big Bath)란 경영진 교체시기에 앞서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함으로써 잠재부실이나 이익규모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회계상 기법을 말한다.
하지만 빅배스의 시기나 강도는 정해진 바 없다. 조선업종, 해운업종이 회복 징후를 보고 빅배스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농협은 조합원들에게 주는 배당금 등을 고려해 회계를 하기 때문에 빅배스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최근 빅배스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조선, 해운사의 회복 진행 상황을 보고 빅배스 시기나 방법을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농협금융은 부실채권 규모를 줄이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여신심사 과정을 강화해 신규 여신을 크게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이 골머리를 싸고 있는 부실채권은 2007~2008년 생긴 부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농협금융의 설명이다. 당시 여신심사 관리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기업금융을 늘리다 보니 부실채권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지난해부터 농협금융지주는 STX 부실사태를 대비한 충당금비용을 적극 늘리고 있다. 또 1년 전부터 배당을 줄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충당금을 늘리고 배당을 확 줄였다"며 "대우조선 등 조선사의 부실채권은 알지라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STX 등 부실기업의 실사를 9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실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해서 향후 2년 내에 부실예산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후 특수채권 매각, 담보 보완 등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농협금융은 여신심사와 감리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기업 대출 시에는 재무제표, 현금유동성 비율 등을 세밀하게 심사하고, 다른 시중은행들은 감소 시키는데 농협은 대출 증가시켰던 편중여신 참조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