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늘고 있는 국내기업의 국제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기관은 이를 위해 10일 '국제 사기에 속지 않는 팁 3'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홍보를 6~7월 2개월간 집중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팁은 □There is no free lunch.(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을 새겨 상식을 벗어난 경제적 이익 제공에 혹하지 마라. □ 등록된 결제계좌가 갑자기 바뀌면 사실관계를 확인하라. □권력기관 또는 유력인사를 거론하며 투자나 수수료 명목으로 먼저 돈을 요구하면 사기 가능성이 높다로 구성됐다.
금융감독원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국제 금융사기를 당하는 유형으론 '국제무역사기' '국제선불사기' '염색외화 (블랙머니, 화이트머니)'가 꼽힌다.
국제무역사기 수법은 사기단이 국내 무역업체나 해외 무역거래처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한 뒤 '송금계좌가 변경됐다'는 메일을 보내 무역대금을 사기범 계좌로 송금케 해 이를 가로채는 식이다.
예컨대 해외 A업체에서 기계류를 수입하는 국내 B중소업체는 A업체 이메일을 해킹해 담당자 행세를 한 해커에게 속아 변경된 계좌로 물품대금 1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해외 C업체에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D중소업체는 자사 이메일을 해킹 당했으며 해커는 C업체에 D업체인 척 행세하며 결제 결좌를 바꿔 물품대금을 가로챘다.
금감원은 “해외 거래업체가 갑자기 결제계좌를 바꿀 경우 반드시 담당자에게 확인해야 하며 이 때 평소 사용하던 전화번호나 팩스번호로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선불사기 수법은 '거액의 유산·비자금을 나눠 갖자' '거액의 로또당첨' '아프리카 공물수출 등 투자기회'를 미끼로 삼아 서신 또는 이메일을 무차별 발송해 관심을 보이는 수신자에게 일정액의 선불수수료만 송금 받고 잠적한다. 이는 통상 '419 사기' 또는 '나이지리아 금융사기'(나이지리아 형법 제419조에서 사기죄로 규정)로 불린다.
실제로 조모씨는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직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3000만 달러 비자금 이체가능 은행계좌를 알려주면 거액의 커미션을 주겠다는 이메일을 받고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했다가 돈만 날렸다.
또 김모씨는 UN사무총장 명의로 UN에서 이전에 사기당한 건에 대한 보상으로 1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위조된 서신을 이메일로 접수하고 이 돈을 받을 목적으로 수수료를 송금했으나 소식이 끊겼다.
금융감독원은 “해외에서 모르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 또는 팩스 등을 보내와 상식을 벗어난 경제적 이익을 주겠다고 제안하면 반드시 관계기관에 문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했다. 또 “수수료나 커미션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하면 국제금융사기이므로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지적이다.
더구나 “현지·제3국으로의 방문초청 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하는데 이에 응하면 사기조직에 납치돼 돈을 빼앗기거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금감원측은 설명했다.
염색외화 (블랙머니, 화이트머니) 수법은 “미국 정부가 분쟁지역 국가에 지원했던 돈인데 정권붕괴로 은밀히 보관하느라 염색 (검은색 또는 흰색)해 놓은 것”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예를 들어 검은 색종이 또는 영문글자가 새겨진 종이뭉치를 염색외화라고 보여준다. 염색외화를 화공약품으로 처리하면 진짜 미국 달러로 원상 복구된다며 약품 구입비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식이다.
중소기업인 최모씨는 스위스 주재외교관을 사칭한 나이지리아인 OO씨가 도난방지를 위해 검은색으로 염색한 달러다발을 약품으로 검은색을 씻어내고 미달러로 바꾸는 것을 보여주자 사업추진비로 1500만원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검은색·흰색으로 염색한 외화는 100% 사기이므로 절대 속지말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