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상속인인 아들 모르게 사망한 아버지 명의로 된 주식이 있다면 이 주식도 상속재산에 포함해 상속세를 내야할까.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 부장판사)는 최근 S씨가 낸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사망한 S씨의 아버지는 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주식 거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점, S씨가 이 주식에 대해 명의신탁된 것임을 주장할 경우 이 주식에 대한 권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볼때 이 주식은 S씨 아버지가 명의신탁받은 것으로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S씨에게 한 상속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S씨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S씨는 아파트와 금융자산 등 합계 407억원 가량을 상속받아 이에 대한 상속세를 신고했다.
과세당국은 S씨에 대한 상속세 조사 결과 S씨 아버지 명의로 된 A사 주식 900주를 발견하고 이를 상증세법에 규정된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해 약 23억원으로 평가한 다음, 상속재산에 포함한 후 상속세를 재계산해 과세했다.
S씨는 당국의 과세에 대해 "A사 주식은 자신의 아버지가 친구인 A사의 대표이사 B씨로부터 명의신탁 받은 것으로, 실질적으로 B씨 소유이며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B씨가 A사를 설립하면서 자신의 가족들을 발기인으로 참여시키는 한편 당시 법률상 요구되는 발기인 수를 만족시키기 위해 직원들에게 자기 소유의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런데 이후 직원들이 불법행위를 저질러 A사에 손해를 입히자 이들을 퇴사시키면서 B씨의 친구인 S씨 아버지에게 이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고 확인했다.
재판부는 "S씨 아버지는 주로 부동산에 투자했던 것으로 보이고 주식 거래를 찾을 수 없는 점, S씨는 이 주식이 명의신탁된 것임을 주장할 경우 주식에 대한 권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고, B씨는 향후 이 주식 회수로 인한 세무상 불이익의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이 주식은 S씨의 아버지가 명의신탁받은 것일 뿐 실질적으로 보유한 주식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이 주식을 S씨의 상속재산에 포함해 상속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한편 재판부는 S씨에게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에 사망한 아버지의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예금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한 부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판례 : 2015구합63296]
▲은행 자동화기기 수수료, 누구의 수입일까?
편의점,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 설치한 현금자동인출기를 사용하고 지불하는 수수료는 은행의 수익일까, 아니면 현금자동인출기를 설치한 회사의 수익일까.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 부장판사)는 최근 S은행이 제기한 교육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현금자동인출기 등의 사용 수수료는 S은행의 수익으로 봐야한다"며 S은행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S은행은 금융자동화기기 등의 제조사인 H사와 '자동화기기 운영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계약을 갱신해오고 있다.
그 계약은 'S은행의 고객이 H사가 공공장소에 설치한 현금자동인출기 또는 자동입·출금기 등을 통해 현금인출 또는 잔액조회 등을 가능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고객이 지불하는 수수료 중 S은행이 15%를, H사가 85%를 분배·정산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계약에 따라 S은행은 수수료 중 15%만을 교육세의 과세대상인 수익금액으로 인식하고 교육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수수료 전체가 S은행의 수익금액에 해당한다"며 교육세를 다시 부과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고객과 예금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은 S은행이므로, S은행 고객의 예금인출 등 청구의 거래 상대방 역시 S은행"이라며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는 S은행의 수익금액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S은행의 고객이 S은행의 전산망을 통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즉 현금인출 또는 잔액조회 등을 제공받고 있는 이상 S은행의 고객으로서는 H사를 거래 상대방으로 인식할 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S은행의 고객은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S은행에 지급해 S은행의 수익으로 귀속하게 되고, S은행이 이후 H사와 이를 분배·정산한다고 하더라도, H사가 S은행에게 제공한 용역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수수료는 S은행의 수익으로 봐야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구합8152]
